• ▲ ⓒ부두의 수출 모습/연합뉴스 제공
    ▲ ⓒ부두의 수출 모습/연합뉴스 제공

세계 선박 공급과잉과 물동량 증가세 둔화로 해운업계가 사상 최악의 부진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해운사와 중견해운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대형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중견사들은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승장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신흥국 성장세에 올라탄 중견선사들이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수익성도 높이고 있다.

SK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 대한해운, 폴라리스쉬핑, KSS해운 등 국내 중견 선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들 6개사 중에서도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증가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업황부진 속에서도 매출이익이 급성장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장금상선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11.7%, 4.3% 늘어난 1조684억원, 537억원을 기록했다. 장금상선은 한국~중국 노선에서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다. 2006년까지 컨테이너 정기선만 운영하다가 2007년부터 원자재를 수송하는 벌크선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1조 달성에는 실폐했지만 흥아해운 역시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014년보다 각각 2.4%, 33.3% 증가한 8451억원, 212억원을 기록했다. 흥아해운은 아시아 지역 내 컨테이너선에 강점을 보이면서 불황을 헤쳐나가고 있다. 

아울러 1969년 출범한 KSS해운은 가스·화학제품 운송에 주력해 엑손모빌, 로열더치셸 같은 글로벌 우량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해 놓고 있다. KSS해운은 다른 해운사와 달리 전문성이 요구되는 액화석유가스(LPG) 운송사업으로 기반을 마련했다. 

또 '알짜' 중견 해운사로 상장을 앞두고 있는 폴라리스쉬핑는 세계 최대 철광석 회사인 브라질 발레 및 포스코 등 우량 화주들과 해운 호황기에 9년~20년짜리 장기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2015년 추정치로 매출 7719억원, 영업이익 117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사상 최악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자리매김한 중견해운사들은 기존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장세를 놓고 오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전략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풍전등화인 해운업계 사정과는 달리 한우물만 파며 네크워크를 형성한 중견해운사들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보이고 있다"며 "업계의 판세가 뒤집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