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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경영진단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추가 자구계획 규모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업 수주 전망이 예상보다 어둡고 브렉시트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더욱 강한 사업재편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삼정KPMG에 의뢰해 진행한 경영진단 결과를 13일 내에 확정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도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의뢰한 삼일PwC를 통해 경영진단 실사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다음주 안으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경영진단이 관심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이번 결과가 유상증자 규모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정관 변경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의결하는 등 유상증자를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초 산업은행에 1조4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제출했는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추가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사전작업으로 발행 가능한 주식수를 늘리기 위해, 다음달 19일 임시 주총을 열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 규모를 약 1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영진단 결과 삼성중공업 수주절벽이 지속되고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이 장기화되면 유상증자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이 자구계획 일환으로 추진 중인 하이투자증권 매각은 시장 예상가격이 현저하게 낮아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간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위해 자금 7050억원과 유상증자 4111억원을 합쳐 총 1조1161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IB업계에서는 매각 가격을 5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어, 시장 예상 가격대로 매각할 경우 손실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그룹은 하이투자증권을 투자금액 대비 절반가량 손해 보면서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경영진단 결과가 부정적일 경우 현대중공업이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하이투자증권 매각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뿐만 아니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양도 이미 팔 수 있는 매물은 다 내놨기 때문이다.
현재 불확실성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조선업황 역시 경영진단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사가 진행됐던 지난 두달 동안 대외적으로는 브렉시트, 대내적으로는 조선 노조 파업 등이 조선업황을 더욱 어렵게 몰고 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브렉시트로 인한 유가 하락 등 시장 전망이 당초보다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며 "실사결과에 따라 더욱 강한 자구안이 요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