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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발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사 신용도와 무관한 부동산PF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건설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방안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반해 주택경기 불확실성 확산으로 하반기에도 부동산PF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이 됐다는 점이다.
22일 한국기업평가 ABS 발행 시장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동산PF는 모두 202건, 9조7938억원어치 발행됐다. 금액 기준으로는 작년 상반기(14조3539억원)에 비해 31.7%, 작년 하반기(18조4538억원)에 비해서는 46.9% 각각 줄어든 것이다.
김경무 한기평 전문위원은 "건설사 신용도와 무관한 부동산PF ABS 비중이 상반기 들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이는 입찰보증금 반환채권 유동화가 감소한데다 증권사들이 우발채무 부담에 대한 우려로 신용보강약정 제공을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설사 신용등급별 부동산PF ABS 발행실적을 보면 건설사 신용도와 무관한 부동산PF ABS 비중이 올 상반기 들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 김경무 전문위원은 "일시적인 회복세를 보였던 주택경기의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부동산PF ABS 발행시장 위축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또한 하반기 PF ABS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 데 힘을 보탰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달 열린 '2016 하반기 주택·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통해 공급 증가와 유동성 제약 우려 등으로 가격 상승폭이 크게 둔화돼 0.3% 상승에 그치고 거래량은 작년보다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서울을 중심으로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진 않겠지만, 주택매매거래량은 1~5월에도 이미 25.1% 감소했다"며 "하반기에는 지방을 중심으로 공급 증가, 대출규제 강화 기조, 브렉시트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안 등으로 하방압력이 거세져 거래 감소폭 확대는 불가피하며 가격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최근 수년간 건설사 신용보강이 없는 부동산PF 유동화 구조가 크게 증가해 건설사 신용위험과 PF ABS 투자수요간 상관관계가 낮아진데다 PF ABS를 제외하고는 자금조달 대안이 마땅치 않은 만큼 유동화 시장에 대한 자금조달 의존도가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올 상반기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은 사실상 '제로(0)'다. 2013년 이후 건설 회사채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냉랭한 시선이 살아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 불안요인까지 겹치면서 대형건설사조차 회사채 발행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SK건설 등 10대 대형사 중 다섯 곳이 상반기 총 1조10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았지만, 모두 차환을 발행하지 못하고 회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상환했다.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보유현금 부족은 유동성 위기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리스크가 잔존한 상태다.
더군다나 여전한 해외수주 리스크로 건설기업의 자금난이 이어질 가능성이 짙다는 점도 우려된다.
H증권 한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해외수주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낮아져 하반기와 내년도 해외실적 개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저수익 현장을 마무리해야 하는 향후 1~2년간 해외손익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해외수주 부진으로 매출액이 감소하는 구간에 저수익 사업의 준공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익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