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멤버십 포인트 서비스 과당 경쟁에 은행원들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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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은행원들 사이에서 '앱팔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나돌고 있다. '앱팔이'는 은행원들이 퇴근 후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으로 나가 앱 가입을 권유하는 자신들의 마케팅 행위를 자조적으로 표현한 신조어다.
최근 은행들이 멤버십 포인트 서비스 경쟁을 벌이면서 은행원들이 실적을 위해 행인들에게 멤버십 앱을 다운받아달라고 부탁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합 멤버십 서비스는 은행이나 카드사 등 금융그룹 계열사를 이용하면 통합 포인트를 쌓아주고 이를 현금처럼 쓸 수 있게 하는 플랫폼 서비스다.
포인트 적립을 유인책으로 고객들이 해당 금융그룹 안에서 계속해서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것이다. 이런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하나금융그룹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하나멤버스를 출시했고, 최근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해 가장 많은 통합 멤버십 고객을 유치한 상태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안에 가입자 800만명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고객 유치 압박에 시달렸고, 결국 하나은행 등 계열사 6곳 노동조합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은행과 신한금융그룹도 이달 들어 '위비 멤버스'와 '신한 판(FAN)클럽'을 각각 내놨다.
두 금융사 직원들 역시 가입 실적 할당을 받고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신한금융그룹이나 우리은행 모두 올해 안에 500만명 이상은 가입시킨다는 계획이다.
KB금융도 조만간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 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한 시중은행 노조 관계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에 할당을 줘서 직원들을 들들 볶더니 이번에는 멤버스 영업이다"라며 "노조든 금감원이든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지난 15일 17개 은행 부행장을 소집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4대 금융지주 부사장들을 불러 과당 경쟁을 벌이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