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물량으로 성장 "재무안정성 지속 기대"낮은 자기자본 비중…재무대응력 약하다는 지적도
  • 2004년 처음 시공능력평가 TOP 50에 진입(48위)한 신세계건설이 12년 만에 시평액 '1조클럽' 달성과 동시에 TOP 30에 이름을 올렸다. 안정적인 그룹 물량이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다만 그룹 의존도가 높고 자기자본 규모가 적어 '대형건설사'로 발돋움하기엔 힘에 부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1일 국토교통부 시평순위를 살펴보면 신세계건설은 2012년을 기점으로 4년간 총 20계단을 뛰어 30위권에 진입(26위)했다. 특히 지난해 처음으로 시평액 8000억원대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1조408억원으로 '1조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의 유통상업 공사 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타 건설사와 다르게 부동산 경기나 정책 변동에 따른 실적 저하 가능성이 낮은 편"이라며 "뿐만 아니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민간개발사업에 대해 보수적 수주전략을 견지하고 있어 사업 위험이 낮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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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신세계건설은 계열수주 기반을 확대하면서 사업안정성이 제고된 것은 물론 실적도 개선됐다.

    하남유니온스퀘어,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고양삼송지구 복합개발 등 계열수주 물량이 확대되면서 2013년 외부공사 축소로 급감했던 매출 규모가 2014년 8360억원, 2015년 1조856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89.4%, 29.9% 각각 증가했다. 또 외부공사 채산성 저하로 2013년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EBIT/매출액이 2015년 3.9%까지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건설이 나아가 계열 프로젝트 확대로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작년 말 공사잔고가 1조2424억원 확보된 가운데 그룹의 이마트 신규출점, 백화점 부문 확장, 각종 대형복합개발사업 등 투자확대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계열수주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공사물량 확보가 예상된다.

    최근 유통업계 내에서 점포의 대형화, 아울렛 및 복합쇼핑몰 출점 등 백화점 업체들을 중심으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확대 기조가 지속되면서 신세계와 이마트 역시 향후 3년간 5조7000억원을 웃도는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영귀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그룹 매출 계획을 보면 당분간 연간 1조원 안팎의 계열 매출이 창출될 것"이라며 "계열공사의 제한적인 마진 등을 고려하면 수익성의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계열공사의 안정성을 고려하면 영업수익성의 변동은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제어될 수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열위한 자본규모에 따른 과중한 유동부채 부담지속 등이 '대형건설사' 타이틀을 확보하기까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신세계건설은 2009년 이후 비계열 민간사업의 저조한 성과와 사업지연, 시행사 PF(프로젝트파이낸싱) 인수 및 대여금 대손 등으로 대규모 손실을 낸 바 있다.

    특히 2013년에는 서울 성북구 길음동 주상복합 사업장 PF 인수와 인천 서구 청라국제업무단지 시행사 지분 인수 등으로 1311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자기자본 규모가 2012년 말 1601억원에서 2013년 280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또한 올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이 1040억원으로 증가하긴 했지만 부채비율이 591.4%에 달해 재무안정성이 저조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게다가 회계상 자기자본으로 분류된 채권형 신종자본증권(500억원) 경우 부채 성격이 높음에 따라 이를 차입금으로 분류하게 되면 자기자본은 540억원에 불과하고, 부채비율은 1231.4%로 급증하게 된다. 즉, 재무안정성의 실질적 개선 정도가 미흡한 셈이다.

    특히 이 같이 자기자본 규모가 낮다면 비경상적인 손실발생 등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른 재무대응력 역시 저조할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잔여 대물인수 자산 및 미수채권의 현금화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해당 자산들이 장부가보다 낮게 매각되거나 장기체화돼 대손이 발생할 경우 재무안정성이 더 악화될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서찬용 NICE신용평가 실장은 "영업관련 자산·부채와 유형자산, 차입금 규모를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2013년 우발채무 현실화로 인한 자금유출 영향이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때문에 그룹 공사 물량이 지속된다고 하더라도 재무대응력 확보나 재무안정성 회복에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