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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이 추진 중인 계좌유지 수수료 부과와 모바일뱅크 출범이 제 속도를 못내고 있다.
수익성을 최대 목표로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지 못하고 국내 소비자와 시중은행들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계좌유지 수수료를 하반기 내 도입하려 했으나 결국 내년 상반기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잔고 1000원 미만 소액 계좌에 월 3000원~5000원의 수수료를 부과를 계획하고 있지만 고객 면제 대상 기준 선정을 두고 내부 논란이 지속되면서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쪽에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계좌유지 수수료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수수료 부과 대상을 고객별로 세밀히 나눠 수수료 부과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씨티은행 내부적으로 계좌유지 수수료를 어떤 고객에게까지 부과할 지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상태"라며 "장애인이나 청소년은 제외하고 20대 이상 성인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수수료 면제 대상 기준을 꼼꼼히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하반기 출범을 앞두고 있는 모바일뱅크 '씨티모바일'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이나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모바일뱅크를 출범하고 시장에 안착한 반면 씨티은행은 뒤늦게 경쟁 구도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 측은 그룹의 운영방침에 따라 연내 모바일뱅크를 출범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출범을 앞둔 '씨티모바일'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씨티은행은 새롭게 론칭할 '씨티모바일'을 통해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는 계좌유지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을 내부 협의 중이다.
즉, 수수료에 대한 반감을 가진 기존 고객을 씨티모바일로 유도하겠는 복안인 것이다.
문제는 타행에 비해 '얼마나 차별성을 확보했느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국내 시중은행들이 모바일뱅크로 중금리 대출, 통합포인트 서비스, 간편송금 등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내놨고 충성 고객들을 확보했다"며 "씨티은행이 기존에 없는 서비스를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뱅크 출범과 함께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할 수 없는 것도 큰 걱정거리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위비뱅크', 신한은행은 '써니뱅크', KEB하나은행은 '1Q뱅크' 등 브랜드를 만들고 모바일뱅크의 차별성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씨티은행은 본사의 지침에 따라 새로운 브랜드 론칭을 할 수 없는 까닭에 결국 새로 출범하는 모바일뱅크에도 기존 온라인뱅킹 서비스와 같은 이름인 '씨티모바일'을 붙이게 됐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지난해부터 서둘러 모바일뱅크를 출범한 이유는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대비하기 위해서인데, 씨티은행은 너무 늦게 시작했다"며 "씨티모바일이 획기적인 서비스로 고객들을 사로 잡지 않는 이상 하반기 출범하는 K뱅크나 카카오뱅크나 기존 은행권의 모바일 뱅크에 묻힐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