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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되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고심이 깊어졌다. 트럼프가 미국 내 보호무역주의를 더욱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미 항공화물에 대한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 강세(원화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객 수요에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업계는 트럼프의 당선이 국내 항공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 중에 있다. 가장 먼저 반덤핑, 상계관세 등 향후 강한 수입제재가 예상됨에 따라 국내 국적항공사들의 대미 항공화물 수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미주 노선은 국내 전체 항공물량에서 차지하는 파이가 큰 편이다. 지난해 한국과 미국, 두 나라 사이를 오간 항공화물은 모두 54만7429t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국제항공화물 250만8804톤의 21.8%로 우리나라의 교역국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항공화물 품목을 살펴보면 석유제품 비중이 27.44%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철강 강판(8.67%), 승용차(8.65%), 유기 및 무기화합물(7.7%), 철강 강관(6.27%), 시멘트(6.02%), 자동차 부품(4.23%) 순이었다.
항공화물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수출 품목들이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하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대미 항공화물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불어 환율 변동 리스크(위험)도 부담이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이날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당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달러/원 환율이 20원 넘게 폭등한 바 있다.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날 경우 미주 노선 여객 수요가 감소될 수 있는데다 항공사들의 외화부채가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주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분명 트럼프의 당선이 국내 항공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좀 더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