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대표 수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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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들어서도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자동차와 정보통신(IT) 업종 등 원화 약세 수혜주들은 미소를 짓고 있지만 항공·여행주들은 울상인 것이다.

지난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03.5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지연된 탓에 지난해 9월 종가 기준 연중 최저치인 1090.0원까지 떨어졌다가 10월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감세·재정확장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3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이 상승세를 부추겼다.

IT와 자동차 등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지니는 환율 상승 수혜주들은 연초 주가 흐름과 전망 모두 양호하게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환율 상승과 반도체 성장세 확대로 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3일 코스피 시장에서 장중 사상 최고 기록을 깼다. 증권사들도 목표 주가를 대폭 올려잡는 등 우호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놨다. 

업종별로도 인터넷(3.58%), 운송장비부품(3.04%), 디지털콘텐츠(2.70%), ITS/W(2.68%) 등이 크게 올라 IT업종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현대·기아차는 하루 전 지난해 글로벌 생산판매 목표 미달 발표에도 3일 3천원(2.00%) 오른 15만3천원을 기록하는 등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반면 원유 등 원자재를 수입하는 항공이나 식음료, 환율이 수요로 직결되는 여행 업종 등은 전망이 어둡다. 

삼성증권은 환율 등 비우호적 거시 환경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작년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올해 영업환경은 더 악화할 것이라면서 이 업종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대표적인 여행 관련 종목인 하나투어(-1.72%)와 모두투어(-3.16%) 등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음식료품 업종 역시 3일에도 0.91% 떨어지는 등 최근 코스피 시장에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배성영 KB증권 수석연구원은 "IT와 화학이 1차 수혜주가 되겠고, 일본 업체들과 경쟁하는 자동차는 최근 원/엔 환율이 오른 덕을 함께 봤다"며 "이에 비해 항공·여행·음식료 업종은 최근 대부분 약세이고 올라도 기술적 반등에 그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은 "전통적 환율 수혜주 가운데 자동차 보다는 성장세를 증명해온 IT업종의 환율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LG전자 등이 수혜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율 수혜주나 피해주에 대한 접근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도 나온다. 

환율이 추가 상승할 여지가 적고, 이달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구체화하는 1분기 이후에는 오히려 하향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크게 넘기는 경우는 IMF 외환위기 때나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사태를 제외하면 거의 없었다"며 "환율이 정점에 가까워 추가적 원화절하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또한 수혜주나 피해주를 논하려면 환율이 일정 수준에서 오랜 시간 머물러야 하는데 현재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며 "환율 흐름이 반대로 바뀌는 상황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