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 이상 대호황 예고, 메모리 초격차 전략.. 중국 약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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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반도체 황금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호황 사이클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향후 5G 표준이 마련되면 전세계는 급속히 4차 산업혁명으로으로 돌입하게 되는데, 유례없는 반도체 수요를 촉진할 것입니다.” (이경주 미래경영전략연구원장/허브원 의장)반도체 시장이 전대미문의 황금기에 진입하고 있다. 1990년대가 PC수요 폭발에 의한 황금기였다면 이번에 찾아온 황금기는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 중심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황금기로, 향후 10년 이상 반도체 수요가 대폭발로 이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전 방위적 기술과 문화의 혁신은 반도체 시장의 격변을 낳고, 이는 다시 새로운 기술을 촉진하며 성장의 사이클을 끊임없이 회전시키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같은 상황은 최근 저성장 국면에서 신음하고 있는 한국경제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 뿐만 아니라 수천개의 연관기업들의 실적 개선, 이들 기업과 협력관계인 수만개 기업들의 경영 호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이 원장은 “과거 반도체 시장이 개인 컴퓨터(PC)와 인터넷 저변 확대로 급성장했다면 향후 도래할 제2의 반도체 호황은 혁신적인 무선통신, 즉 5G를 바탕으로 증강 현실과 빅데이터 등의 안정적인 제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러한 분위기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60~70%를 점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약진에서도 감지된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매출이다. 앞서 스마트폰 판매의 부진에도 불구,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한참 웃돈다.매출 53조원, 영업이익 9조2,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된 실적은 당초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금액보다 1조원 이상 높은 것이었다. '어닝 쇼크' 예상을 깨고 '어닝 서프라이즈'를 낳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메모리 황금시대의 도래’가 현실화 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이같은 실적이 1~2분기 단기간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과 함께 향후 더욱 팽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시장은 변동성과 부침이 큰 탓에 예측이 어렵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이 원장 외에도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최근의 반도체 호조세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한국경제연구원의 이태규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은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을 유도한다”며 “스마트폰과 가상현실(VR), 자율주행 등 신기술과 이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수요 증가는 필연적이다”고 밝혔다.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의 안정적인 처리와 빠른 전송 등은 반도체 기술의 향상에 따른 결과이자, 이는 다시 더 많은 반도체 수요를 이끈다는 이야기다.이 연구위원은 이어 “시장 수급 상황에 따라 변동 폭의 차이는 있겠지만 반도체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제조사들에게 호조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최근 반도체 산업의 수요처가 점차 소형화, 개인화되고 있다. 특정 주력 제품에 집중되기보다 모든 전자기기에 반도체 칩을 적용하는 개념으로 기기별 요구 특성이 다변화되고 있다.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이 됐다. 1990년대 '치킨게임'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약한 반도체업체들이 낙오됨으로써 덤핑에 의한 가격의 급격한 하락 우려도 적어진 상황이다.4차 산업혁명은 산업 전반에 걸쳐 ‘파괴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산 중심의 5세대 컴퓨팅은 PC와 스마트폰, 태블릿 PC등이 혼재돼 있다. 기계와 인간의 노동력은 공존하고 있으며, 직업 구조도 2·3차 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여기서 4차 산업혁명의 윤곽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을 기점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한 6세대 컴퓨팅과 스마트 헬스케어 및 자율주행 자동차 등 '움직이는' 컴퓨팅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무인화와 자동화는 인간의 노동력 감소를 가져오고 인공지능과 로봇은 제조업과 3차 산업의 양상을 뒤바꿀 것으로 확실시 된다. 그리고 그 기반은 반도체인 것이다.반도체 시장 규모를 보면 이러한 변화는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스마트TV, LED 조명 등 사물인터넷(IoT) 관련 반도체 수요는 비약적으로 증가해 2020년까지 435억 달러로 연평균 33%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작년 국내외 반도체 시장은 사물인터넷(IoT)과 자율주행, 가상현실(VR) 등 신규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제 막 등장한 기술들은 향후 상용화 여부에 따라 지속성이 판가름 되겠지만 반도체 제조사들에게 새로운 시장의 발견은 곧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이를 촉발하는 주된 요소들은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자동차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헬스케어 ▷드론과 로봇 ▷사물인터넷(IoT) ▷생체인식 ▷인공지능(AI) ▷가상화폐 블록체인 ▷사이버 보안 등이다. 모두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신기술과 트렌드다.이러한 추세에 대해 반도체산업협회의 이치우 본부장은 “IoT와 VR 등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의 등장은 결국 이를 어떻게 제어 및 구현 하느냐로 귀결된다”며 “이는 결국 반도체 기술에 달렸다”고 말했다.▶ 중국, 반도체 시장 ‘야금야금’“후공정을 맡는 중소 협력업체들의 거래 기업은 비단 국내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반도체 시장 분위기를 가급적 빨리 체감할 수 있지요.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국내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전공정을 담당하는 대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늘고 있습니다. 해외 반도체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하며 매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도체 협력업체 A사 관계자)지난 2013년 삼성전자는 3D NAND 양산을 발표, 중국 라인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이른바 ‘초격차 전략’이었다. 전략은 먹혔다. 현재 삼성전자의 3D NAND 기술력은 후발업체들에 비해 3년 이상 앞서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과 맞아 떨어지며 그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4차 산업혁명의 배경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인구고령화와 노동인구의 감소 등의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은 신기술을 통해 생산성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삶의 질이 높아지며 콘텐츠 소비는 늘어난다. 대량의 데이터 유통과 대용량의 콘텐츠의 수요가 급증하게 된다. 이는 서버 투자 확대와 저장메모리 수요의 증가로 이어진다. 3D NAND의 수요가 급증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투자 확대의 가속화는 필연적이다.삼성전자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제 때 탔다. 회사는 국내외 반도체 생산 라인 및 평택 반도체 라인을 통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3D NAND 생산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경쟁 및 후발 기업과의 격차를 계속 벌이겠다는 초격차 전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국내 메모리 파워의 아성을 위협하는 요소들도 속속 감지된다. 강력한 경쟁자들은 하나, 둘 메모리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장차 메모리 주력 제품의 공급 초과와 가격하락 등 극심한 환경 변화가 예상되는 지점이다.전통적으로 비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텔은 최근 ‘차세대 메모리’를 앞세워 메모리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마이크론과 함께 내놓은 ‘3D X-point’가 그것이다. 회사는 35억~55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 다롄에 메모리 생산시설도 구축할 예정이다.가장 위협적인 상대는 중국이다. 2015년 이후 반도체 산업의 가장 큰 이슈는 중국기업의 반도체 시장 진출이었다. 중국은 연간 2,300억 달러를 반도체 수입에 지불하고 있다. 국산화가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중국은 자급도 향상을 위해 1,200억 위안을 들여 대규모 반도체 산업 육성을 펴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을 중심으로 중국은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직접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렇듯 중국 업체의 반도체 시장 진출은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에게 위협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중소규모의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게는 성장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전문가들은 현재까지 ‘버틸 만 하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이 최근 발표한 반도체 전망 보고서는 “3D X-point 등 이른바 ‘차세대 메모리’는 생산 단가 및 시장 입지 등이 불안해 기존의 DRAM 및 NAND 시장에 위협적이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중국 반도체 산업의 도전도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치우 반도체산업협회 본부장은 “메모리 시장은 고도화된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며 “중국이 단기간에 국내 기업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그러나 “대만을 비롯해 중국이 향후 메모리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 시장이 맞물려 있는 만큼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메모리(시스템LSI) 변수될 수 있어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전 세계 반도체 매출규모가 지난 2012년 3,086억 달러에서 연평균 4.9%씩 성장, 작년 3,900억 달러에 이르렀다”는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2015년 기준 메모리와 시스템LSI 시장의 비중은 각각 24%와 76%로 비메모리의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았다. 우리 기업들이 전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부가가치가 큰 시스템LSI 시장 취약성은 추후 해결해야할 과제로 지적된다.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스템LSI 분야에서 한국은 뒤처져 있다”며 “현 시점에서 막대한 투자가 이뤄진다고 해도 월드클래스를 따라잡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시스템LSI 분야는 전통적으로 미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중국은 급격히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은 곧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스템LSI 반도체 수요시장이다.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시스템LSI 제조도 착착 진행 중이다. 이른바 ‘품목 다변화’다.이는 비교적 부가가치가 낮은 비메모리 분야 위주로 양산을 시작으로 점차 SoC 등 부가가치가 높은 비메모리 분야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영리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oC(시스템온칩)의 경우,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애플리케이션과 각종 기기에 핵심으로 4차 산업혁명에 있어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이렇듯 4차 산업혁명은 반도체 산업을 새로운 황금기이자 무한경쟁 시대로 이끌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경쟁력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누가 기존 반도체의 틀을 벗어난 차별화를 이뤄내는냐가 성공의 관건이다.반도체 산업의 신 황금기에서 우리 기업들이 기존 메모리 시장 점유율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비메모리 및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인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