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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철강재 순수출이 2015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 갈수록 험난해지는 무역환경 탓에 수출입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도 더 거세질 수입규제에 철강사들은 벌써부터 수출 타개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31일 한국철강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철강재 수출은 전년대비 1.8% 감소한 3098만톤을 기록했다. 동기간 수입은 2372만톤으로 7.5% 증가했다.
수출은 줄고, 수입은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 철강재 순수출은 2015년 대비 약 224만톤 감소한 726만톤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국산 철강재 수출은 2014년 10% 이상의 증가폭을 보인 이후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3년 980만톤까지 증가한 철강재 순수출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때 1000만톤 순수출을 눈앞에 뒀지만 수출여건 악화로 현재는 700만톤 초반대까지 줄었다.
이같은 순수출 감소는 최근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이나 미국을 비롯 세계 각국이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규제에 나서면서 수출 여건이 날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지난해 미국은 포스코산 열연강판에 61%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 판정을 내렸다. 오는 3월말로 예정된 국산 후판에 대한 미국의 최종 반덤핑 판정 역시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후판에도 높은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경우 판재류 주요 품목인 열연강판, 후판 모두 미국향 수출길이 막힐 위기에 처했다.
이와 반대로 수입은 늘고 있어 국내 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내수 감소로 수출길을 찾고 있는 국내 철강사들은 국내 시장 점유율마저 수입산에 내줄 위협을 받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국내 업계에서도 수입 규제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체 수출입에서 교역 비중이 크지 않은 철강산업이기에 정부조차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철강재 수입 규제를 강화할 경우 타 산업 수출에 피해가 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국내 철강재 수출입 실적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가지 변수가 있다면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인 중국의 구조조정을 들 수 있다. 중국산 수입이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국내 수출이 감소한다 하더라도 수출입실적이 크게 나빠지진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자체적으로 수출 돌파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경쟁력있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이 절실히 요구된다.
실제 포스코가 자랑하는 고부가가치인 월드프리미엄(WP) 제품의 경우 판매량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 WP 제품 판매는 전년대비 326만3000톤 증가한 1597만3000톤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나타냈다. 판매량이 늘면서 비중 또한 50%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 수요가 한정적인 걸 감안하면 포스코 WP 판매 확대는 결국 수출이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수출 시황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을 포스코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포스코가 미국향 열연강판 수출길이 막혔음에도 양호한 실적을 냈다"면서 "WP 제품 확대가 이같은 호실적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 확대를 위해서는 결국 수출 타개밖에 방법이 없다"면서 "포스코의 WP 제품처럼 우리만이 생산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