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설 직전 철강사들 후판대금 변제 허가... 변제시 거래재개 가능성 커철강사, 아직 대금 들어오지 않은 만큼 거래 논하기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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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조선해양과 국내 철강사간 후판 대금 문제가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STX조선이 후판값 일부를 변제키로 결정함에 따라, 수입산으로 대체했던 STX조선은 국내 후판을 다시 공급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그간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에게 갚지 못했던 후판값 일부를 변제키로 했다.

     

    STX조선은 국내 후판을 공급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후판값을 갚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이 이를 승인치 않아 계속 미뤄져 왔다. 하지만 설 연휴 직전 법원이 최종 승인하면서 후판값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곧 해소될 전망이다.

     

    법원이 이같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최근 치솟은 수입산 후판가격과 품질 문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원료가격 상승에 따라 수입산 후판가격도 많이 올랐고, 그에 반해 품질은 갈수록 떨어지면서 국내산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

     

    STX조선은 수입산 후판에서 가격 상승, 품질 문제 등이 발생하자 국내 철강사에 지속적으로 후판을 다시 공급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철강사들은 밀린 후판대금을 받지 못하면 후판을 공급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따라서 STX조선을 관리 중인 법원이 국내 후판 수급을 위해 후판대금 변제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STX조선 관계자는 "법정관리 중이라 그간 후판값 상환이 쉽지 않았다"면서 "법원이 철강사들에게 대금을 우선 지급하는게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후판값 상환 결정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철강사들은 STX조선이 우선 변제계획안을 제출한 만큼 이행 여부에 대해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계획안대로 잘 지켜진다면 후판 거래 재개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금이 입금되지 않아 거래 재개를 논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STX조선과 국내 철강사들 갈등의 시작은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서며 시작됐다. 법정관리로 모든 채무가 동결된 STX조선이 어음으로 거래한 후판대금을 갚지 못하자 철강사들이 반발에 나선 것이다.

     

    국내산 공급을 받지 못한 STX조선이 중국, 일본 등 수입산을 쓰기로 결정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커져만 갔다. STX조선이 어음결제를 해온 국내 철강사들과 달리 수입산에는 모두 현금결제만을 했기 때문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STX조선으로부터 받지 못한 후판대금은 모두 847억원에 달한다. 그 중 포스코가 373억원으로 가장 많고 동국제강 332억원, 현대제철 142억원순이다.

     

    국내 철강사들은 STX조선의 어려운 상황을 인지하고 제대로 된 대금 상환계획만 제출하면 현금결제 조건으로 후판공급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지만 STX는 이마저도 미뤄왔다.

     

    이러한 갈등이 법원의 후판값 변제 허가로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아직까지 대금 지불이 이뤄지지 않아 철강사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판 대금을 일부라도 변제한다면 국내 철강사들이 STX조선에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서 "수요 부족에 시달리는 후판사들에게는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