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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이 이달 초 브라질 CSP산 슬래브를 국내로 들여왔다. 현재는 테스트 물량만 들여온 상태라 그 양은 10톤 안팎인 것으로 파악됐다.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CSP산 물량을 들여옴에 따라 동국제강이 CSP산 슬래브를 이용해 후판을 생산하는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제철소에서 생산된 슬래브를 2월초 국내로 조달,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선급인증 등 몇 가지 과정만 거치면 CSP산 슬래브를 모재로 한 동국제강 후판이 탄생하게 된다.
이르면 이달 안으로 선급인증을 위한 테스트를 끝내고 3월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물론 테스트 결과에 따라서 상업생산 시점이 조금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늦어도 올 상반기내에는 100% 동국제강 후판이 탄생할 것이라는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국제강은 당초 3월에 테스트 물량을 들이고, 5월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위한 초도물량을 가져온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테스트를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CSP산 슬래브를 모재로 한 동국제강 후판 조기 판매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 CSP제철소는 동국제강이 일관제철소 체제를 갖추기 위해 브라질에 건립한 고로제철소다. 동국제강(30%)이 기획자와 슬래브 구매자로서 참여했고, 브라질의 발레(50%)는 철광석 원료를 공급하고, 포스코(20%)가 기술부문과 가동을 맡는 역할로 합작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오랜 숙원이었던 CSP제철소 건립으로 동국제강은 슬래브라는 소재 공급이 가능하게 됐다.
2007년 장세주 회장이 고로사업 진출을 선언한 지 10년만인 지난해 6월 10일 동국제강은 화입식을 열면서 본격적인 가동을 알렸다. 불씨를 지핀 지 37시간만인 12일 0시 19분(현지시각)에는 연산 300만톤급 용광로에서 첫 쇳물을 쏟아냈다. 첫 출선 순간 CSP 임직원들은 물론 국내에 있는 동국제강 임직원들까지 한마음으로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화입 이후 10일만인 6월 20일에는 처음으로 25톤의 슬래브 생산에 성공, 감격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두 달만인 8월에는 가동률을 80%까지 끌어올리면서 예상보다 빠른 진척을 보이기도 했다.
동국제강이 조기에 CSP산 슬래브 물량을 들여와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CSP제철소의 빠른 안정화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CSP제철소 진척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이유로 CSP산 슬래브를 모재로 한 후판 생산이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질 것으로 예견했다.
동국제강이 브라질 CSP제철소를 통한 자가조달이 가능해지면서 오랜 기간 슬래브를 거래해 왔던 포스코와의 인연은 곧 끝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은 고로가 없는 관계로 그동안 후판생산을 위한 슬래브를 100% 외부로부터 조달했다.
특히 환율 위험 분산, 단납기 구매 증가에 따른 재고관리의 편의성 등을 고려해 슬래브 조달루트도 장거리보다는 근거리를 선호해왔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의 슬래브 주요 조달루트는 포스코와 일본 JFE스틸로 양분돼 왔다. 국내의 경우 대부분을 포스코 광양 및 포항공장에서 구매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이제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 아직까지 섣불리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이르면 3월, 늦어도 상반기내에는 CSP산 슬래브를 모재로 한 100% 동국제강 후판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CSP산 슬래브를 이용해 후판을 생산하겠지만 외부 조달이 불가피 할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포스코 등 슬래브 공급사와는 지속적인 인연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