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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 '빅3'가 연초부터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1분기부터 LNG설비(FSRU)를 연거푸 수주하는 등 회복세를 타고 있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각 사가 노사갈등, 오너리스크, 회사채 상환 등 여러가지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리스크가 향후 경영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현재까지 총 5척의 선박과 1기의 해양플랜트 수주를 확정했다.
추가로 현재 논의 중인 프로젝트가 더 큰 기대를 갖게 한다.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선사와 최근 FSRU 7척의 건조의향서를 체결했다. 이 물량은 오는 4월 정식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도 국내 선사인 폴라리스쉬핑과 10척 이상의 25만~30만톤급 초대형 광석 운반석(VLOC) 계약을 추진 중에 있다. 이 계약이 성사될 시 현대중공업 선박 수주는 최소 14척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즉, 현재 논의 중인 물량까지 감안하면 조선 빅3 수주는 총 22척의 선박, 1기의 해양플랜트가 되는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급격히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수주 회복세에도 각 사의 고민은 크다. 대표적으로 노사갈등, 오너리스크, 회사채 상환 등을 들 수 있다.
노사갈등은 현대중공업이 꼭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된다. 현대중공업은 2월 중순이 넘어가는 지금까지도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 타결이 언제될 지 알 수 없다는게 더욱 큰 문제다.
이처럼 갈등을 빚는 배경에는 현대중공업이 추진하는 분사가 자리잡고 있다. 분사 전 임단협 타결은 없다는 노조와 구조조정 일환으로 진행해야만 하는 사측의 입장이 극한 대립을 초래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오너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위기에 놓여 있다. 이르면 이날 밤에 구속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삼성그룹의 전반적인 사항을 총괄하는 이재용 부회장인만큼 구속이 결정된다면 그룹사인 삼성중공업 역시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3사 중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당장 오는 4월 4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막아야 하지만, 현재 현금이 바닥났기에 막을 방법이 없다. 국책은행 지원금 여력이 3800억원 정도 되지만 이것으로도 4월 회사채 만기를 막기 어렵다.
더욱이 4월 이후 7월, 11월, 내년 3월까지 8500억원 회사채를 계속해서 상환해야 한다는 사실이 대우조선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상황이 이지경에 처하자 정성립 사장은 한국을 떠나 해외로 동분서주 움직이고 있다. 1척의 수주라도 따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수주가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조선사들이 FSRU를 잇따라 수주하는 등 지난해에 비해 분위기가 좋은건 맞다"면서도 "조선 3사가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만큼 불안 요소를 하루 빨리 없애는게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