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여건 등 인양업체 과실 아닌 불가항력 외부 요인 주장 개연성 커해수부 "타당성 검토해 결정해야"… 상하이 추가 비용규모 수천억대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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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샐비지(이하 상하이)가 세월호 인양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부가 비용 일부를 추가로 보전해줄 공산이 커지고 있다.
상하이는 현장 기상여건과 침몰 현장 해저면의 바닥 상태 등을 파악하는 데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으므로 비용 일부에 대해 보전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도 주장의 타당성 등을 따져 추가 지원을 검토한다는 태도여서 실질적인 인양비용 증가가 불가피해 보인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상하이가 세월호를 육상에 거치하면 미지급한 계약금을 주게 된다"며 "상하이가 그동안 추가로 쓴 비용에 대해 정부 내에서 국가계약법의 바뀐 지침 등을 검토해 추가 지원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수부 한 관계자는 "상하이에서 지출한 비용 중 (인양작업 과정의 잘못이 아닌) 불가항력적인 외부 요인 등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한 비용에 대해선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상하이는 애초 세월호 인양비용으로 851억원을 써냈다. 이후 정부와 인양 기간 연장 등 수정계약을 맺으면서 미수습자 유실 방지를 위한 해저면 유실방지 울타리 설치비용(60억원)과 기상 등의 문제로 작업을 중단한 데 따른 보상금 5억원을 추가로 받기로 했다. 총 계약금액은 916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세월호 선수(이물) 들기가 수차례 연기되고 작업 여건이 열악한 겨울철을 맞으면서 상하이가 지난해 7월 이후 사실상 손실을 보는 구조가 됐다는 게 해수부 설명이다.
3단계 계약을 모두 이행하고 남은 계약금을 모두 받아도 최소 640억원+알파(∝)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인양장비를 겨울철에 적합한 잭킹바지선과 반잠수식 운반선 조합으로 바꾸면서 장비 임차료만 많게는 하루 수십억 원에 달할 거라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상하이 손실 규모가 2000억원을 웃돌 거라는 견해도 나온다.
상하이는 우선 인양현장의 까다로운 기상여건을 추가 지원의 근거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해당 해역이 물살이 빠른 맹골수도 지역이라 작업에 변수가 됐다는 논리다.
상하이는 이미 수정계약을 맺을 때 기상 등으로 말미암아 작업이 중단된 데 따른 보상금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작업 기간 지연에 영향을 끼친 해저면 바닥 상태도 집중적으로 부각할 것으로 점쳐진다.
세월호 좌현이 해저면에 맞닿아 있다 보니 해저면 바닥의 지질상태를 파악하는 데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선체 좌현이 기울어져 오랜 시간 눌린 상태로 있으면서 해저면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인양용 받침대(리프팅빔)를 설치하기 위한 굴착에 어려움이 따랐다는 주장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인양용 받침대 설치는 세월호 인양을 위해 상하이가 제시한 핵심공정이다.
홍총 상하이 사장은 최근 김 장관과의 오찬에서 "선미 부분에 리프팅빔을 넣을 때 절망했었다. 두 번, 세 번 포기하고 싶었다"며 "여기(현재 인양단계)까지 오게 돼 기쁘게 생각하고 약속을 지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관계자는 "상하이가 제기하는 주장이 타당성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불가피한 외부 환경요인 등이 인정되면 내줄 계약금액이 증가할 개연성이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