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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 1일 4개사로 사업분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새 출발을 시작했다. 독립회사로 첫 출발한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 경쟁력 강화에 앞장설 전망이다. 2021년에는 4개사 총 매출 30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5년간 총 3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날부터 4개의 독립법인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현대중공업, 현대로보틱스,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등 4개사는 지난 1일이 분할기일이었지만, 이날 설립 등기를 마무리함으로써 완전한 독립체제에 돌입했다.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은 본원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2021년에는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경영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2021년까지 약 2조500억원을 투자,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나선다.
주축산업인 조선‧해양의 시황 부진과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 등 불안정한 요소를 잠재우기 위해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친환경 선박 및 스마트십 개발과 해양플랜트 설계 능력 강화, 디지털화 된 스마트 야드 구축 등을 통해 선제적 기술 확보와 고품질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는데 주력한다.
사업 분할에 따라 현대중공업 재무 구조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분할 이후 총 차입금이 7조3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부채비율 또한 106.1%에서 95.6%로 축소된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업계 최고의 재무건정성을 확보, 시장신뢰를 회복하고 세계 1위 조선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로보틱스,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등 분할된 회사들의 구체적인 경영목표도 세웠다.
먼저 규모가 가장 작은 현대로보틱스는 2021년까지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현대로보틱스 매출이 2548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5년 내 매출 2배 성장을 이루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현대로보틱스는 OLED 공정용 로봇 사업 확대와 서비스 사업 확장을 위한 부품 공용화 개발, 클린룸 신축 등에 11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건설기계는 2021년 매출 5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9000억원이었는데 5년 안에 두 배 이상의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것. 굴삭기, 산업차량, 휠로더를 주요 제품으로 생산하는 현대건설기계는 북미시장에서도 꾸준한 매출을 올리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현대건설기계는 약 6600억원을 투자, 신제품 연구개발을 통한 판매 라인업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현대건설기계가 이번 사업 분할로 건설중장비업계를 이끌어 나갈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도 2021년 매출 5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한 기술개발에 6800억원을 쏟아붓겠다는 투자 계획도 세웠다. 저소음·저손실 변합기를 개발하고 고압차단기 라인업을 확대해, 세계 유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신기술 개발을 위한 설계 및 연구개발 인력은 현재 4000명에서 2021년 1만명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기존 공채제도뿐만 아니라 인턴, 장학생 선발, 찾아가는 채용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 우수인재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4개사에 각각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부사장급으로 임명해 기술개발부문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게 할 것"이라며 "품질 조직과 시스템 역시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업 분할과 함께 신인사제도를 시행한다. 이번 제도는 직급과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우수인재 조기발탁과 직무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현 5단계 직급(부장-차장-과장-대리-4급)을 단계적으로 3단계 직급으로 간소화 한다는 것이 골자다. 직급보다는 직무를 우선으로 하는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조성으로 회사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