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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유정용강관(OCTG)에 2.76~24.9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다. 현대제철은 평균치인 13.84%를 부과받았다. 반덤핑 마진율이 예비판정에 비해 7.92%P 상승함에 따라 현대제철은 향후 수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국산 유정용강관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최종 결정함에 따라 각 사별 대(對)미국 수출 경쟁력은 큰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유일하게 예비판정에 비해 마진율이 떨어진 세아제강은 가격 경쟁력으로 타사대비 판매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넥스틸은 이번 판정에서 최대치인 24.92%를 부과받으며 사실상 수출길이 막혔다는 분석이다.
미국 상무부는 수출 1위사인 넥스틸과 2위사인 세아제강의 반덤핑 마진율 평균치를 현대제철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에게 부과했다. 그 결과 현대제철에게는 13.84%의 반덤핑 관세가 결정됐다.
앞서 2014년 7월 원심 최종판정에서는 넥스틸(9.89%)과 현대제철(15.75)이 각각 수출 1, 2위를 차지해 그 평균치인 12.82%가 세아제강에게 부과된 바 있다.
이번 판정에 따라 향후 북미시장은 세아제강 위주로 판매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세아제강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고 있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낮은 관세율이 책정됐지만 다음 재심에서는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세아제강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마진율이 모두 상승해 말하기 매우 조심스럽다"면서도 "이번엔 다행히 낮은 관세율이 책정됐지만 다음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몰라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세아제강을 제외한 국내 다른 업체들은 이번 결과에 강한 반발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미국무역법원(CIT) 등에 제소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유정용강관 최대 시장인 북미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제철은 14%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가 결정되면서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제 막 결과가 나온터라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진 않았지만 업계와 함께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제 막 결과가 나와 구체적인 대응책은 고민해봐야 할 거 같다"면서 "업계가 함께 뭉쳐 마진율을 낮출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기준으로 총 8만톤의 유정용강관을 북미시장에 판매했다. 하지만 이번 판정으로 향후 이와 같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유정용강관 반덤핑 연례재심 최종판정에서 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마진율이 올라갈 것이란건 진작부터 점쳐져 왔다. 미국 철강사들이 한국산이 시장을 교란시킨다면서 예비판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3월 2일 나바로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한국산 유정용강관 반덤핑 관세를 36%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상무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결과로 한국산 유정용강관에 대한 반덤핑 관세가 상승했음에도 현지에서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전해진다.
킴벌리 메탈블루틴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산 유정용강관 반덤핑 관세 범위는 일부 물량만 줄이는 제한적인 효과만을 가져올 것이다"면서 "이말은 즉 향후에도 많은 양의 한국산 유정용강관이 국내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팔릴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