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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철강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고 있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기오염 등에 따라 철강재 생산을 규제하고 있음에도 중국 조강생산이 또 한번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 이로 인해 중국내 철강재 재고는 쌓여가고 있으며 가격도 하락하는 양상이다. 중국 내수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20일 중국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조강생산은 전월대비 17.8% 증가한 7200만톤을 기록했다. 3월 생산은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였던 2016년 3월 생산량(7065만톤)을 넘어서며 또 한번 기록을 경신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양회(兩會)를 개최하며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감산정책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작 철강 생산량은 증가하면서 정부 의도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당초 예상과 달리 중국 조강생산이 대폭 증가하자 철강재 가격은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상하이, 항저우 등에서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50~270위안 내렸다. 판재류 가격 하락폭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상하이, 광저우, 우한 등지에서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100~320위안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후판 가격 하락세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상하이, 징진지(베이징, 텐진, 허베이 일대) 등지에서 중후판 가격은 톤당 30~240위안 내렸다.
현재 중국 시장내 철강재 재고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가격 반등은 쉽지 않다는게 현지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재고가 소진 후 디티아오강(부적합 철강재) 퇴출이 마무리되는 6월말이 돼서야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리 란거철강망 애널리스트는 "시장내 재고가 소진된 후에나 철강재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6월말께 전국 범위의 대규모 디티아오강 생산능력 제거가 진행된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산 철강재 최대 수입국인 국내 업계는 최근 중국 내 가격 하락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철강재 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측하면서 수입 계약을 미루는 등 가격 하락에 따른 준비에 들어갔다.
실제로 중국 열연강판 수출 가격은 4월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주 중국 열연 제조사들(2급밀 기준)의 한국향 수출 오퍼가격은 톤당 440달러(CFR)까지 내려갔다. 전주대비 톤당 15달러 내렸으며 4월에만 톤당 50달러 하락했다.
국내 수입상들은 중국 수출가격이 다시 한번 내릴 가능성을 주목하며 신규 계약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가격이 바닥에 달했다는 판단이 서지 않아 수입상들이 신규 계약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격이 인하된 중국산이 시장에 풀리면 국내 철강재 가격 하락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