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그룹 행사 참석... "미완의 사업 본궤도 올리겠다"밝은 표정으로 휠체어 타고 등장, 구부러진 손가락 안타까움 더해
  • ▲ 휠체어에 탄 이재현 CJ 회장이 온리원 컨퍼런스에 참석,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이기륭 기자
    ▲ 휠체어에 탄 이재현 CJ 회장이 온리원 컨퍼런스에 참석,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이기륭 기자

     

    CJ그룹의 멈춰섰던 경영시계가 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현 CJ 회장이 4년만에 그룹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

     

    이재현 회장은 17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에서 진행된 'CJ블로썸파크' 개관식 겸 '2017 온리원 컨퍼런스'에 참석해 "그룹의 시급한 과제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국가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CJ주식회사 이채욱 대표이사 부회장, CJ제일제당 김철하 대표이사 부회장,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등 주요 계열사 대표와 국내외 전임원, 통합연구소 직원 등 약 3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지난 3월 임원으로 승진한 이 회장의 딸 이경후 상무와 사위 정종환 상무, 아들인 이선호 CJ 부장도 참석해 아버지의 복귀 무대를 빛냈다.


    2013년 5월 온리원 컨퍼런스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 회장은 그 동안 경영현장을 챙기지 못한 안타까움과 임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여러분이 걱정해준 덕분에 건강을 많이 회복해 오늘 4년만에 여러분 앞에 섰다"면서 "2010년 제2도약 선언 이후 획기적으로 비약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그룹경영을 이끌어가야 할 제가 자리를 비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글로벌사업도 부진했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이어 "가슴 아프고, 깊은 책임을 느낀다"면서 "오늘부터 다시 경영에 정진해 그룹의 시급한 과제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미완의 사업들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 이를 위한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새로운 포부를 밝혔다.

     

  • ▲ 왼쪽부터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이사,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김희재 여사, 이채욱 CJ 대표이사 부회장의 모습.ⓒ이기륭 기자
    ▲ 왼쪽부터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이사,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김희재 여사, 이채욱 CJ 대표이사 부회장의 모습.ⓒ이기륭 기자


    지난해 8월 광복절에 특별사면 이후 건강 회복에 집중해온 이 회장은 이날 휠체어와 부축에 의지하긴 했으나,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할 정도로 과거와 비교 했을 때 건강이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식품회사에서 문화기업으로 그룹을 성장시키며 숨가쁘게 달려온 이 회장은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긴 공백기간을 가졌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사업으로 국가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 지금, CJ의 콘텐츠, 생활문화서비스, 물류, 식품, 바이오 사업군은 국가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며 "CJ그룹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할 때 사업으로 국가에 기여해야 한다는 선대 회장님과 저의 사업보국 철학도 실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그레이트 CJ'를 넘어 2030년 '월드 베스트 CJ' 달성을 강조했다.


    2030년에는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월드 베스트 CJ'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CJ그룹은 올해 5조원을 비롯해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의 분야에 M&A를 포함, 3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온리원 컨퍼런스'는 지난 1년간 높은 성과를 거둔 임직원을 시상하는 그룹 차원의 행사로 2005년부터 매년 이 회장이 주관 하다가 2013년 행사를 끝으로 열리지 못했다. 올해는 CJ제일제당 통합 R&D연구소인 CJ블로썸파크 개관식을 겸해 진행됐다.


    업계에서는 이날 이 회장의 복귀를 두고, 시기와 규모가 적절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선 이후 혼란스러웠던 정국이 진정된 상황에서 전 정권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복귀무대를 치렀다는 것.


    또 복귀무대에서 '사업으로 국가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는 등 새 정부에 메시지도 정확히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임직원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온리원 컨퍼런스를 평소 중요한 그룹 행사라고 생각해온 이 회장이었기에 온라인 컨퍼런스를 통한 복귀가 자연스러웠다는 평가다.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이어 기념식수를 위해 건물 밖으로 나온 이 회장은 깔끔한 슈트 차림에 밝은 표정을 보였다. 비록 휠체어와 부축에 의지하긴 했지만 본인 손으로 한 삽을 떠서 식수했고, 이 회장의 옆에는 아내 김희재 여사가 함께했다.


    이 회장은 임직원들의 걱정과 염려를 덜어주기 위해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그러나 샤르코 마리투스병을 앓고 있어 구부러진 손가락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얇게 마른 다리도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 할 정도로 병약해졌음을 입증했다. 물론 과거보다 훨씬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건강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식수 행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이기륭 기자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식수 행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이기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