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0% 상승에도 토목·자체사업 부진… 영업익 마이너스계열 지원 및 자체 재무안정성 '흔들'
  • ▲ 한양이 시공 중인 '천안청당 한양수자인 블루시티' 현장 전경. ⓒ한양
    ▲ 한양이 시공 중인 '천안청당 한양수자인 블루시티' 현장 전경. ⓒ한양


    우수한 매출 성장률을 시현한 한양이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여건이 좋지 않은 토목 부문과 아직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자체사업 부문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계열사들에 대한 자금지원과 내부 차입금 증가 등 안팎으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재무구조다. 신규 사업 관련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경우 부담이 심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5일 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양은 1분기 매출 2348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1분기 1834억원에 비해 30.3% 증가한 성과를 거뒀다. 30% 상승률은 시공능력평가액 1조원 이상 23개 건설사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한양보다 매출액 증가율이 높은 곳은 △태영건설 70.7% △롯데건설 40.1% △KCC건설 36.8%이다.

    이에 반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8억원에서 193억원으로 오히려 7.10% 감소했다. 이 기간 23개사 영업이익은 3.21배 증가했으며, 시평액 1조~2조원대 중견건설 13곳 기준으로는 43.7% 늘어났다.

    매출액 증가와 영업이익 감소는 영업이익률 저하로 이어졌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8.25%로, 지난해 1분기 11.3%보다 3.12%p 감소했다. 한양이 기록한 마이너스(-) 3.12%p는 23개사 가운데 가장 큰 감소율이다.

    영업성과가 부진한 데에는 매출원가 상승(+36.1%)에 따른 원가율 증가(+5.19%p)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건축주택 부문 원가율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국내 인프라 부문 원가율이 여전히 높다. 실제 추정 총 계약원가 경우 건축주택 부문이 418억원 감소한 반면, 인프라 부문의 경우 9억원이 줄어드는 데 그쳤다. 건축주택 매출액 비중이 72.6%, 인프라 22.8% 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낮은 수준의 원가율 개선이라는 진단이다.

    아직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자체사업도 영업이익 증가를 이끌지 못했다. 고마진 자체사업 매출이 2배 이상(2.28배) 늘어났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1%에 불과한 상황. 특히나 자체사업의 경우 선투입된 비용 회수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직접적인 효과를 주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1분기 기준 총 15건의 사업(1만646가구)을 진행 중인 주택 부문의 경우 양호한 영업수익성을 나타낼 전망이다. 진행 주택사업의 평균 분양률은 97.4%로 전반적인 분양성과가 우수하며 준공 프로젝트의 입주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강동창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관급공사 수주경쟁 심화로 향후 토목 공종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기존 준공 현장 및 진행현장의 양호한 분양률을 고려할 때 주택사업에서 양호한 실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미분양주택의 소진으로 원가율이 높은 상품 매출 비중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안팎으로 가중되고 있는 재무구조다.

    한양은 보상 계열의 주력 자회사로, 관계사에 대한 자금대여, 지급보증, 지분투자 등 재무적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나 시공하는 주택사업의 시행을 대부분 관계사들이 담당함에 따라 PF(프로젝트파이낸싱) 지급보증 부담이 존재하며 이외에도 계열사의 일반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도 제공하고 있어 실질적인 재무부담이 자체적인 재무안정성 지표에 비해 부담이 높은 수준이다.

    또 보성 계열의 에너지 관련 신규 사업 진출과 관련해서도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력 자회사인 한양의 자금부담 발생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보성 계열의 다각화 전략 추진과 관련해 주력 자회사인 한양의 투자부담이 내재돼 있다는 점은 현금흐름 개선의 제약요인"이라며 "주택사업 관련 관계사 대여금 및 PF 우발채무가 증가세인 점은 잠재적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체 재무안정성도 흔들리고 있다. 한양 재무안정성은 13개 중견사 가운데 가장 우수하다. 범위를 23개사로 넓혀도 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3개사를 제외하고 안정성이 우수한 곳은 없다.

    실제로 한양 유동비율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2.6%p 증가한 170.9%로, 23개사 평균 유동비율 119.0%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총 차입금 규모가 24.6% 늘어나는 등 부채가 늘어나면서 부채비율(137.3%)은 소폭 개선(-14.2%p)에 그쳤다. 같은 기간 13개 중견사 평균 부채비율은 257.6%에서 228.6%로 28.9%p 감소했다.

    이밖에 줄어든 수주잔액과 높은 주택 부문 의존도도 지적된다. 수주잔액의 경우 2조433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조4929억원에 비해 2.37% 줄어들었다. 이 기간 중견 13개사는 평균 0.15%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수주잔액도 10.3년 수준으로, 중견 13개사 12.0년 규모에 못 미쳤다.

    김미희 책임연구원은 "주택 경기 하향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공공 부문 수주 저하로 공사잔고의 주택 집중도가 심화되고 있는 점은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