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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공수주에서 대형건설사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던 계룡건설산업이 올해도 실적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대 매출을 올리면서 연간 매출액이 종전 사상 최대 기록인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적개선세를 이끈 분양사업 외 다른 사업부분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과 영업성과가 재무안정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6일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별도 기준 계룡건설은 상반기 매출 7121억원·영업이익 333억원의 영업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6496억원)은 15.2%, 영업이익(199억원)은 67.3% 각각 상승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규모가 비슷한 시공능력평가액 1조원 이상 주요 16개 건설사 중 태영건설 건설사업부문(240.3%)·KCC건설(125.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매출액 증가율도 16개사 평균인 8.36%을 웃돌았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상반기 3.22%에서 4.68%로 1.46%p 뛰었다.
특히 연결 기준 매출액의 경우 상반기 1조619억원으로 전년대비 +24.9% 상승했으며, 반기 기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1조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연간 매출의 54.2%를 달성하면서 올해 사상 최대 영업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계룡건설은 지난해 1조9585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회계 정보가 공개된 1996년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실적개선 배경에는 분양사업의 호조가 있었다. 분양부문 매출액은 200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939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113.6%) 오르면서 전체 매출 비중도 11.0%에서 18.8%로 늘어났다. 특히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68억원에서 386억원으로 463% 급증하면서 전체 실적개선을 견인했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시흥장현(뉴스테이), 광주 용산지구, 고양 향동지구 등 주요 주택사업지들이 본격적으로 착공에 들어갔다"며 "공정률이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매출에 반영돼 실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개발사업 등을 위한 용지를 1506억원어치 확보해두면서 일감도 마련해 뒀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670억원에 비해 124.6% 증가한 수준이다.
선영귀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비우호적인 공공부문 수주여건 지속에도 수주잔액이 확보돼 있으며 대전·충남 지역에서의 확고한 시장 지위를 확보해 지역에서 발주되는 공사에 대해 수주 가능성이 경쟁업체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다양한 시공경험을 바탕으로 토목부문에서 사업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건축부문도 공공건축의 매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등 공공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진행 주택사업이 양호한 채산성을 보이고 있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분양사업 외 사업부문들의 부진이다. 매출의 52.9%를 차지하고 있는 건축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60억원에서 47억원으로 21.1% 떨어졌으며, 매출의 20% 비중을 차지하는 토목부문은 738억원에서 3억원으로 95.5% 급락했다.
특히 1% 안팎의 매출을 차지하는 해외부문 영업손실은 기존 7억원에서 79억원으로 11배 이상 확대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사업이 계룡건설을 먹여 살리고 있다는 것은 주택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그만큼 심하다는 뜻"이라며 "주택경기 하향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공공부문의 비우호적인 여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수익창출면에서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력 사업인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전 사업 부문에 걸친 원가율 하향 안정화 여부가 수익성 개선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우수한 영업성과가 재무안정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총부채(9609억원)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8.8%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317%에서 347%로 30%p 높아졌다. 높아진 부채비율은 시평액 1조원 이상 주요 27개 건설사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27개사 평균 부채비율은 141%이며, 계룡건설보다 부채비율이 높은 곳은 △한신공영 417% △코오롱글로벌 381% △신세계건설 374% △삼성엔지니어링 362% 4곳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도 3058억원에서 3389억원으로 10.8% 증가하면서 차입금의존도(122.4%)도 1년 전에 비해 2.5%p 높아졌다. 높아진 차입금으로 이자비용(80억원)도 10%가량 증가했다.
유동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유동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80.4%에서 93.6%로 13.1%p 증가했지만, 수치가 업계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27개사 평균 유동비율은 119.1%이며 계룡건설보다 낮은 유동비율을 보유한 곳은 △한라 54.7% △신세계건설 64.9% △두산건설 69.2% △코오롱글로벌 71.2% △한화건설 81.4% 5개사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