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6936억원 유상증자 결정"영업 측면의 펀더멘털 개선이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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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최근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영업력 회복이 우선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선대 확장보다 영업력 강화가 먼저라는 지적이다.
최근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 것을 두고 나온 말이다.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가 늦춰질수록 오는 2020년 종료되는 2M 협력관계와 환경규제로 발생하는 유동성 리스크가 재발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해운관련 전문가는 "현재 현대상선은 2M협력 관계에서 입지를 굳혀 영업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업력이 불안한 상태에서 재무구조를 개선해봤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13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693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예상 발행가액은 주당 5780원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62%에 해당되는 1억20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한다.
유상증자로 조달된 자금 중 4000억원은 선박 및 국내외 항만 투자에 투입되고, 나머지 2936억원은 내년 만기인 차입금 상환과 연료비 및 용선료 지급에 사용될 예정이다.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대형 컨테이너 선박 확보와 거점 터미널 확보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한국신용평가는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수익구조 개선과 사업경쟁력 강화 등 영업측면의 펀더멘털 개선이 회사의 신용도상 주요 변수라며, 유증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유상증자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은 신용도 회복을 위해 어느정도 필요하지만, 회사의 사업경쟁력을 따져봤을 때 여전히 영업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파산 뒤 국적 1위 원양선사로 자리매김했지만,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입지는 크지 않다.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과 올해 초 '2M+H 전략적 협력(Strategic Cooperation)'을 맺었으나 완벽한 형태의 제휴관계라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2M과 현대상선은 미주 서안에서만 선복(화물적재 공간)을 교환하고, 미주 동안·북구주·지중해에서는 선복매입 등의 방식으로 운영할 것을 합의한 바 있다. 북미 노선과 유럽 노선에서는 머스크와 MSC의 선복을 빌려 쓰고 있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이번 동맹을 '효율성' 측면에서 강조한다. 현대상선은 미주 서안이 아닌 다른 노선은 2M이 운임 경쟁력에서 강하기 때문에 그 쪽 노선을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동맹마저도 오는 2020년 3월 종료될 예정이다. 이전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2M과 재협상에 나선다면 다행이지만, 아무런 대안 없이 협력 관계가 끝난다면 현대상선의 영업력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때문에 2M 얼라이언스 계약 종료를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이외에도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음을 지적한다.
지나치게 높은 용선료를 해결하고 환경규제를 충족하는 친환경∙고효율의 선박 확보에도 전력을 다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또 제1국적선사로서 정부 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한국해운조합 설립도 이끌어 국내 해운시장 살리기에 앞장서야 하는 역할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현대상선은 올 상반기 2조5444억원의 매출에 25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6월 말 현재 자기자본은 7015억원, 부채비율은 38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