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업 인수합병(M&A) 추진 등 과거보다 공격적…2~3년간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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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금융이 실적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향후 3년간은 배당 규모를 늘리지 않기로 했다.

대신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프로젝트가 끝나는 2020년 3월에는 배당 확대와 더 적극적인 자본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신한금융은 30일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2020 프로젝트가 끝나는 뒤에는 신한금융의 보통주 자본비율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전망"이라며 "그 때쯤에는 일방적인 배당보다 자본 정책 방향이 훨씬 유연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가 매 분기마다 약 8000억원 가량 순익을 꾸준히 거두고 있고, 자본력도 충분하다보니 일각에서는 연말 배당 규모 확대 가능성을 점쳐왔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지난해 금융지주 중 가장 큰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주당 1450원, 총 6870억원을 배당했고, 배당성향 역시 24.8%를 기록하며 금융지주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올해는 연간 순익 3조원을 훌쩍 넘을 가능성이 큰 편이고, 그룹BIS비율 역시 15.2%를 기록하고 있다보니 시장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배당 규모에 쏠리게 됐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 임보혁 CFO는 "BIS비율을 기준으로 하면 배당에 더 유연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중레버리지 비율이나 기타 규제 비율을 관리해야하다보니 자본정책에서 크게 자유롭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2020프로젝트를 수행 중인데 인수합병(M&A) 추진 등 과거보다 성장 전략이 과감해졌다"며 "그룹의 전체적인 기조는 주주 우선, 주주친화정책에서 벗어나지 않겠지만 2020년 프로젝트 완료시 보통주자본비율에서 훨씬 여유있지면서 더 적극적인 자본정책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3월 조용병 회장 취임 후 글로벌 사업 비중 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그룹 전체적으로 ‘2020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신한금융 해외사업 빅4로 꼽히는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중점으로 해외 사업을 추진 중인데, 오는 2020년까지 해외에서 글로벌 금융사 지위를 공고히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신한은행을 기반으로 증권, 보험, 카드 등 각 계열사가 협업해 성공 모델을 만든 뒤, 이를 모범사례로 활용해나갈 계획이다.

우영웅 신한금융 부사장은 "현재 베트남과 일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내년부터는 인도네시아도 성장할 전망"이라며 "다만, 글로벌 성장이 은행 중심인데 여기에 비은행 계열사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가 과제"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비은행 부문은 규제가 약해 성장 기대감은 충분히 높지만, 성공 사례가 없다보니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 부사장은 "올해 증권업을 축으로 베트남, 홍콩, 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 증자를 진행했다"며 "비은행 계열사들이 글로벌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해외에서 더 높은 성장률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3분기 신한은행 글로벌 손익은 1억5922만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1억6253만 달러)에 달하는 실적을 조기 시현했다. 

신한금융은 성장잠재력과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아세안 국가 중심 현지화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향후 2~3년 동안은 지금과 비슷한 배당 성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소 아쉽지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