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부근·신종균 사장 용퇴…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 전면 배치사장단 및 임원급 인사 관심…"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능동적 대응"


삼성전자가 주요 사업부문의 수장을 모두 교체하며 조직 쇄신에 나섰다. 

이건희 회장 시절 임명된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이 2선 후퇴하고 김기남 사장, 고동진 사장 등이 전면에 나서며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품)부문장에 김기남 사장을, CE(소비자 가전)부문장에 VD(영상 디스플레이)사업부 김현석 사장, IM(IT·모바일) 부문장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을 각각 임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부문장 인사는 권오현 부회장에 이어 윤부근·신종균 사장도 사퇴 의사를 밝힌데 따른 것.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이 일선에서 후퇴한 데는 권오현 부회장의 결단과 같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신속한 대응을 위해 후배 경영진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초 권 부회장은 사퇴 이유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며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 사퇴로 구심점을 잃은 상태에서 윤부근·신종균 사장도 용퇴를 결정함에 따라 더이상 후임 선정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판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윤부근, 신종균 사장은 "삼성의 도전과 성취의 역사를 함께 한데 대해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며 "후임자들이 삼성의 미래성장을 훌륭하게 이끌어 나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임 부문장들의 경우 해당 사업 영역에서 폭넓게 경험을 쌓아온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김기남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삼성 종합기술원장과 메모리 사업부장, 시스템 LSI 사업부장,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DS부문 반도체 총괄 사장을 두루 역임한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자로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회원(fellow)이다.
 
김현석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선도해 11년 연속 글로벌 TV 1위 달성에 주도적 역할을 한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 분야의 최고 개발 전문가로 꼽힌다.
 
고동진 사장은 무선사업부 개발실 팀장과 실장을 역임하면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갤럭시 신화를 일구며 모바일 사업 일류화를 선도해온 인물이다.

부문별 수장이 교체됨에 따라 사장단 및 임원급 인사 절차도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사장단 인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며 인사폭도 클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당장 공석이 된 3개부문 사업부장과 CFO 선임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후 계열사 사장단, 임원급 인사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조직을 쇄신해 활력을 주는 동시에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