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14거래일 만에 순매수 전환했지만 지수는 폭락코스닥은 10개월 만에 거의 반토막…700선까지 하락반도체 호실적에도 AI 고점론 지속…센티먼트 괴리가 배경美, 이란 내 목표물 80여곳 타격 소식까지 겹악재"7300선마저 붕괴됐지만 밸류 부담은 아직 제한적"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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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반도체 고점 우려가 겹치며 5%대 급락했다.두 악재가 동시에 시장을 짓누르면서 실적 호재조차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9000선을 넘나 들었던 코스피 지수는 7200선까지 내려 앉았고 코스닥은 직전 고점에서 거의 반토막에 가까운 700선까지 밀리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8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409.52p(5.35%) 내린 7246.79으로 마감했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46.23p(5.56%) 내린 785.00에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이 700선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해 9월 4일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두 시장 모두 오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는데 코스피 기준 올해 들어 17번째다. 전날 서킷브레이커에 이어 하루 만에 또 한 번 시장 안정화 장치가 가동된 셈이다.수급에서도 이런 시각차가 드러난다. 코스피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451억원, 337억원어치를 팔았지만 외국인은 335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14거래일만에 매수세로 돌아왔다. 코스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1927억원, 1452억원어치를 팔고 외국인이 3372억원어치를 사들였다.이날 급락의 표면적 계기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재점화다.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재개됐다. 미 중앙사령부는 이란 내 8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성명에서 중부사령부는 "국제 무역 회랑을 통과하는 국제 상업 활동에 대한 이란의 공격 지속 능력을 저하시키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내 및 인근에서 이란의 방공 시스템, 지휘통제 네트워크, 해안 레이더 기지, 대함 미사일 능력, 그리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형 보트 60척 이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성명은 이란이 최근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 3척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중부사령부는 "이란군의 부당한 공격 행위는 휴전에 대한 명백하고 위험한 위반이며 항행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만큼, 이번 충돌 재개가 유가·물류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시장의 경계심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정작 지수를 끌어내린 건 반도체그러나 이날 낙폭을 실질적으로 키운 건 반도체 업종이었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6.25% 떨어진 27만7500원선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5.68% 하락한 207만6000원에서 장을 종료했다. 업종별로도 전기장비(-9.03%)와 반도체(-6.02%)가 낙폭 상위권에 자리했다.전날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발표했다. 시장 컨센서스(85조7000억원 수준)를 웃도는 역대급 실적이었지만, 발표 당일부터 외국인 매도가 오히려 강화됐다. 반도체 호실적에도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 · 강화되는 배경에는 실적 자체보다 센티먼트 괴리 우려가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핵심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각각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연도별로도 올해가 증가폭 정점이며 내년부터는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과거에도 반도체 영업이익 증가율이 정점을 지날 때 외국인 매도가 몰렸던 국면이 있었다. 2017년, 2021년, 2024년이 대표적으로, 당시 외국인은 반도체 업황과 실적이 여전히 좋았음에도 하반기부터 증가율이 정체될 조짐이 보이자 선제적 차익실현에 나섰다.앞서 모건스탠리는 반도체가 결국 하이퍼스케일러의 인공지능(AI) 투자에 의존하는 산업인 만큼, 하이퍼스케일러가 투자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하면 반도체 실적 기대도 함께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메타의 잉여 AI 컴퓨팅 용량 외부 판매 발표는 이러한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됐다.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이 오징어게임이 될 위험'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반도체 쏠림과 레버리지 투자 확산에 기인한 지나친 변동성이 위험한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지선 후보였던 7300선도 무너져다만 이번 국면이 과거 사이클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는 시각도 있다. HBM, 장기공급계약(LTA) 등 새로운 형태의 계약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반도체 업황의 Cyclical(주기적)한 변동성이 과거보다 완화됐다는 점에서다.밸류에이션 측면에서 7300선이 단기 지지선으로 거론됐으나, 이날 코스피는 7246.79로 마감하며 이 구간마저 하회했다. 다만 코스피 ROE가 25% 수준까지 상승해 있어 지금 수준에서 추가로 과도한 주가순자산비율 할인이 적용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가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20% 이상 급락하며 본격적인 약세장으로 접어들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보는 시각도 이런 배경에서다.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2~3분기경 정점을 찍고 이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 심리는 피크아웃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로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발표한 날에도 외국인 매도로 주가가 급락한 것은 실적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AI 모멘텀 관련 부정적 뉴스 흐름에 따른 센티먼트 위축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원·달러 환율은 1500원선을 유지하다 이날 29.7원 내린 1498.5원에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