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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집값 보다 중요한 것은 거래량이라고 충고한다. ⓒ 뉴데일리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도 집값 상승세는 소폭이지만 여전하다. 또 내년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되는 것을 염려한 실수요자들의 청약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거래량감소·양극화 현상·전세가율 하락 등 부동산침체를 알리는 전조증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부동산투기 척결'을 선포한 정부가 8·2부동산대책을 내놓은 지 100일이 훌쩍 지났다. 이후 추가대책과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을 잇따라 발표하며 시장 안정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파트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
실제 KB국민은행의 '월간KB주택가격동향'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7월 0.23% △8월 0.24% △9월0.08% △10월 0.11%로 9월 0.16%p 떨어진 뒤 상승했다.
아파트값 불안의 주범인 서울 역시 △7월 0.63% △8월 0.70%에서 △9월 0.15% 상승폭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가 △10월 0.31%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목해야 할 점은 거래량 감소다. 부동산시장을 전망할 때 중요한 것은 집값이 아니라 거래량이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아파트 거래량은 △7월 1만4556건 △8월 1만4737건 △9월 8323건 △10월 3824건으로 급감했다. 10월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1만2878건의 29.7%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거래량 감소에 따른 아파트값 하락은 정부의 부동산규제 대책발표 이후 어김없이 반복됐다면서 이를 부동산침체 전조증상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09년 9월 수도권 전역에 DTI(총부채상환비율) 상한 40%를 확대 적용하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0월 6929건에서 11월 4033건으로 41.7%나 줄었다.
청약시장의 양극화도 부동산침체의 전조증상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1일 청약 접수한 '고덕 아르테온'은 1071가구 모집에 1만1267명이 청약해 평균 1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인천송도 'SK뷰 센트럴'은 191가구 모집에 2만3638명이 접수해 청약경쟁률이 평균 123.8대 1에 달했다.
반면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3일 당첨자를 발표한 부산 일광신도시 '비스타동원 1차'는 전용 104㎡가 1순위에서 미달됐고, 남양주 평내 호평역 '대명루첸리버파크'는 총 999가구 모집에 1순위 접수자는 217명에 불과했다.
또 지난 9월 충남 천안에서 분양한 천안역사 '동아라이크텐' 역시 991가구 모집에 1~2순위 총 437명이 접수했고, 충북 청주에 분양한 동남지구 '시티프라디움'도 797가구 모집에 576명이 접수하는데 그쳤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포천시 '포천 신읍 코아루 더 스카이' △김포시 장기동 '김포한강 Ac-10블록 호반베르디움 △화성 동탄2신도시 '동탄2 B5-7블록 중흥S-클래스더테라스'에서도 미분양이 나왔다.
전세가율 하락도 눈에 띈다. 특히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의 '월간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4.9%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75.0%보다 0.01%p 하락한 수치다.
전세가율은 올 상반기 75%를 상회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 8·2대책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서울 역시 올 들어 최저치인 70.9%로 집계됐고, 강북권역 75.0%, 강남권역은 67.4%를 기록했다.
이같은 부동산침체 전조증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내년부터 대출규제를 비롯한 각종 부동산규제는 물론 금리인상까지 예고돼 있어 분양시장 위축과 함께 기존 아파트 거래 감소로 인한 부동산시장 전반의 침체가 우려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내년부터 각종 규제가 적용되고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어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짙어졌다"면서 "거래절벽 장기화로 부동삼침체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인상·유동성축소와 수요위축·주택 준공물량 증가가 내년 부동산시장의 3대 리스크"라면서 "내년 전국 주택 매매·전세가격은 올해보다 0.5%씩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