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축은행들이 대출 규제 강화로 대손충당금 폭탄을 맞았다.
이에 부실채권 매·상각하고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줄이는 등 대출 리스크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자산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5725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8.2%급증했다.
SBI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증가 규모가 두드러졌다. 올 3분기 176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610억원, 53%나 증가했다.
이외에 OK저축은행은 391억원, 36.5% 늘어 증가 규모가 큰 편이었고, 증감률로만 보면 페퍼저축은행(80.3%), 한국투자저축은행(72.7%), JT친애저축은행(69.3%)가 눈에 띄었다.
대손충당금은 저축은행이 고객에게 빌려준 대출 가운데 못 받을 것을 대비해 따로 떼어놓는 일종의 비상금이다.
이 때문에 대손충당금을 쌓는 대상은 연체된 채권 뿐 아니라 정상적으로 이자를 지불하는 채권도 해당된다.
저축은행들의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것은 기본적으로 대출이 많이 늘어난 영향 때문이다. 여기에 저축은행들이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까지 더해져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폭발적인 증가폭을 보였다.
금융당국은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기로 하고 우선 올 상반기에 대출금리 20% 이상 고금리대출을 고위험대출로 분류해 기존 대손충당금의 50% 금액을 추가하도록 조치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계가 대출총량제의 영향으로 기업 대출 등을 늘린 것도 있지만 신용대출을 많이 하는 저축은행들의 경우 똑같이 대출을 해도 기존보다 쌓아야 하는 충당금이 늘어나는 등 규제가 강화되다보니 대손충당금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후폭풍으로 저축은행들은 연말까지 부실채권 매각 등으로 대출 리스크를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사의 경우 중금리 대출을 많이 하는데도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충당금이 많이 늘었다"며 "저축은행들이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로 손실을 우려하기 때문에 자사만이 아니라 저축은행 전체적으로 4분기 들어서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 내년을 대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연히 6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도 줄여나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들이 금리가 높게 책정되는 저신용자들 대신 수익성이 좋은 대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꿔나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아저축은행의 경우만 봐도 벌써 수익성 좋은 건전 자산 취급을 늘리고 부실 채권을 매각하면서 대손충당금을 80% 넘게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