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평균 누적 수익률 11%대 기록…도입 이후 최초세제혜택 메리트 적고 가입절차 복잡해 고객 관심 떨어져
  • ▲ 시중은행 영업점 창구 모습. ⓒ 뉴데일리
    ▲ 시중은행 영업점 창구 모습. ⓒ 뉴데일리

    만능통장으로 불리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체면을 구기고 있다.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원과 고객들에게 모두 외면받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ISA 전체 평균 누적 수익률은 11%대를 기록했다. 

도입 이후 최초로 두 자릿수 수익률 기록에 성공한 셈이다.

금투협은 국내외 금융시장 호조세 덕분에 수익률이 5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9.5%로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1.91%)의 5배 수준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초고위험형 상품의 경우 메리츠종금증권의 '고수익지향형B'MP가 베트남·러시아·글로벌 및 국내채권혼합형펀드 자산배분을 통해 출시이후 수익률로 무려 37.4%를 내는 등 화려한 수익률을 뽐내고 있다.

초저위험형에서도 현대차투자증권의 '안전형 A5'MP가 글로벌자산배분 펀드 및 국내채권형펀드 투자로 4.2%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은행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높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수는 정반대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월 ISA 가입자 수는 총 210만 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2.5%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가입자가 240만명에 육박했으나 매월 하락곡선을 그리며 소비자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올해 초 ISA 시즌2를 진행하며 고객들이 예전보다 훨씬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의무 가입기간 경감·중도인출 허용·서민형 상품 비과세 혜택 250만원→400만원 증액 등 그동안 불만으로 제기됐던 부분을 개선하는데 주력했지만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ISA가 가장 강점으로 내세우는 부분이 세제 혜택인데 실제로 비과세 혜택은 별로 크지 않고, 일정 소득이 있는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는 등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 쉽게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60세 이상 은퇴한 이들이 노후대비, 자산관리를 목적으로 ISA 가입을 알아보는 경우가 많은데 현행법상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없는 경우 불가능하다보니 가입자 수를 늘리기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가입절차가 여전히 복잡한 점도 고객에게 외면받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ISA는 하나의 통장 안에 ETF, 파생결합증권(ELS), 파생결합사채(ELB), 펀드, 예금, 현금성자산을 담아 운용하는 구조인데 은행원의 형식적인 설명만 듣고 이해하기에는 고객들이 쉽게 상품을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득확인증명서를 미리 준비해야 하다보니 아무런 정보없이 은행을 방문한 고객이라면 국세청 홈텍스에서 서류를 발급해 영업점을 다시 방문해야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ISA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일부 은행의 경우 직원이나 은행 보안요원이 직접 근처 세무서를 찾아 고객의 소득확인증명서를 대신 발급받아오는 등 은행원들의 업무 부담만 늘어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A은행 영업점 직원은 "투자상품인 ISA는 주담대처럼 고객 니즈가 크지 않아 소득확인증명서를 미리 준비해 영업점을 방문해야하는 절차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고객이 많다"며 "세제 혜택도 적고 가입 요건도 까다롭다보니 찾는 고객도 적고 은행원들도 의무가입 할당량이 없으면 굳이 권하는 편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