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스토어에 과일, 수산 등 제외. 개점 시간 1시간 앞당기고 전단 공동마케팅
-
-
-
-
▲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경동시장점. ⓒ진범용 기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서울의 대표 재래시장 가운데 하나인 경동시장에 입점한다. 서울에는 첫 매장이다. 이번에는 신세계그룹 관계사의 사회공헌 모델을 결합한 '스타벅스 재능기부 카페'도 처음 들어서는 등 그룹의 CSR 노하우를 집대성했다.
5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날 문을 여는 노브랜드 경동시장점(121평·400㎡)은 당진어시장(2016년 8월 개점), 구미선산시장(2017년 6월 개점), 안성맞춤시장(2017년 8월 개점), 여주한글시장(2017년 10월 개점)에 이은 다섯 번째 상생스토어다.
상생스토어 외에도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인 '카페숲'(20평·66㎡), 동대문구 작은도서관(63평·208㎡), 어린이희망놀이터(47평·155㎡), 고객쉼터(20평·66㎡)이 새롭게 입점했다.
이마트는 올해 경동시장점을 시작으로 5개 이상을 추가로 오픈해 10호점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노브랜드 경동시장 상생스토어는 지난해 7월 경동시장 측의 유치 제안을 계기로 8달 간의 협의 끝에 이뤄졌다.
1960년에 개설해 58년 역사를 가진 경동시장(현재 약 730여개 점포 영업 중)은 1980년에 시장 근대화 사업 추진과 함께 1982년 신관 건물도 새롭게 준공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강원도, 경기 지역의 약재료들이 서울로 올라오는 길목인 청량리역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으로 국내 최대 인삼시장으로 번성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는 피할 수 없었다. 세월에 따라 점차 쇠락해 현재는 상권 60세 이상 유동 인구 비중(서울열린데이터광장 조사)이 55% 이상을 차지할 만큼 젊은층의 발길이 뜸해졌다.
한때는 시장 건물(본관)에 입주했던 극장을 찾는 젊은이들로 북적였지만, 이제는 극장도 사라지고 상인들도 떠나면서 공실도 늘어났다.
실제로 상생스토어가 입점한 신관 건물의 경우 3층은 층 전체가 아예 공실로 비어 있으며, 2층도 총 545평 면적에 인삼, 의류 등 점포가 29개에 불과하고 공실율이 60%에 이르렀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경동시장은 노브랜드 유치라는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선 뒤 실제 안성맞춤시장점 개점 과정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면서 이마트와 동행의 길을 걷게 됐다.
이마트는 이번 상생스토어를 입점시키면서 신관 2층 전체의 구성을 새롭게 짰다. 공사에 투입된 바닥, 천정, 조명 등 인테리어 비용은 이마트가 지원했다.
기존 빈 매장들을 철거하고 영업 중인 29개 인삼·패션 매장(총260평)들을 고객 유입 동선 전면에 정렬 배치하는 등 레이아웃을 조정했다. 기존 인삼 매장을 거쳐 상생스토어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동선을 고려했다.
안쪽에는 노브랜드,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인 '카페숲’, 동대문구 작은도서관, 어린이희망놀이터, 고객쉼터이 들어섰다.
쇼핑 도중 고객들이 아이를 맡기거나 차를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객 공간이 마련된 것.
노브랜드의 경우경동시장과의 상생을 위해 냉동과일과 냉동축산을 제외한 일반 채소, 과일, 건어물, 수산 등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동시장측의 요청으로 영업시간도 일반적인 오전 11시~ 오후 9시에서 각각 1시간씩 앞당겨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정했다. 노브랜드를 통해 젊은 고객들이 유입되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포석이다.
이외에도 상생 일환으로 영업 전단에 인근 9대 시장을 노출시키는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등 시장 홍보에도 힘을 쓰고 있다.
이어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는 스타벅스가 지역사회 기관의 노후된 카페를 인테리어 리노베이션, 바리스타 교육, 매장 운영 컨설팅 등을 해주는 자립 지원 프로그램으로, 이번 경동시장점이 9번째 매장이다. 상생스토어에는 첫 입점이다.
스타벅스는 매장 인프라 등을 지원하고 이후 실제 운영은 경동장학재단이 맡아서 하고 수익금은 동대문구 전통시장 상인 장학금으로 쓰인다. 향후 스타벅스는 인근 지역의 커피마스터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커피 교육 재능기부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동대문구도 동참했다. 동대문구는 작은도서관에 책 2000여권을 기증했다.
마지막으로 이마트의 어린이희망놀이터는 젊은 주부 고객들을 끌어모으는 '키 테넌트'다. 놀이터 효과로 쇼핑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고 또한 아지트 역할도 하면서 안성맞춤시장의 경우 희망놀이터 방문 고객이 일일 40~50명에 이를 정도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의 시장 살리기 효과는 수치로써 증명되고 있다.
실제로 당진전통시장 문화관광형육성사업단이 조사한 당진어시장 노브랜드(2016년 8월 개점) 유치 성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시장 공용주차장 월평균 이용 고객수가 2015년 2153대에서 2016년 3247대, 2017년 5019대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진어시장 노브랜드 방문 고객 대상 조사에서도 노브랜드와 전통시장을 함께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고객 비중이 2017년 4월에는 62% 수준이었으나 2017년 12월에는 75%로 증가했다.
노브랜드만 이용하는 응답자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0%에서 3%로 감소하면서노브랜드의 전통시장 집객 분수효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동네마트와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나란히 얼굴을 맞대고 개점한 안성맞춤 시장의 경우 화인마트 일평균 방문객이 노브랜드 개점 전 550명 수준에서 700명 수준으로 30%가량 증가했다.
이 밖에도 구미 선산봉황시장의 경우 24년간 공실로 방치돼 있던 곳에 17명의 청년 상인들이 입점한 청년몰과 함께 노브랜드로 새롭게 ‘상전벽해’했다.
안성맞춤시장 역시 분식집, 중식장, 네일샵, 스테이크 펍 등 청년상인 10여명이 입점해 ‘청년상인 창업거리’가 생겨나고 발길이 끊겼던 20대 고객들이 다시 찾아오는 등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정동혁 이마트 CSR상무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효과가 알려지면서 입점 문의나 공문 등 제안이 전국 각지에서 들어오고 있다"며 "올해도 상생스토어을 확대해 전통시장과 함께 공생의 길을 넓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