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한양 등 작년 영업이익률 대형사 웃돌아대형사 보유용지 감소 등 곳간 비는데… '지방-공공' 부문 따내 곳간 '꽉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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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창원중동 유니시티' 현장. 태영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22개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태영건설
지난해 중견건설사들이 대형사 못지않은 영업성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군부대 이전 사업지 개발사업으로 뚜렷한 이익 성장세 기록한 태영건설의 경우 유력 대형건설사들 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신규수주 물량은 물론 개발사업 등을 위한 용지도 넉넉히 확보해두면서 먹거리 걱정을 줄였다.
11일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25개사 중 22개사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은 별도 기준 4.20%로, 전년 2.56%에 비해 1.64%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개사 가운데 공시의무가 없는 부영주택(12위)·호반건설(13위)과 건설 부문 비중이 낮은 두산중공업(24위)은 제외됐다.
이 기간 22개사의 전체 영업이익이 2조8431억원에서 4조8628억원으로 71.0% 증가하면서 절반이 넘는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견사들의 비약적인 영업이익률이 눈에 띈다. △태영건설 14.2% △한양 11.1% △한라 6.96% △한신공영 6.93% △계룡건설산업 5.31% 등 5개사가 22개사 평균 영업이익률 4.20%를 웃돌았다. 태영건설과 한양의 경우 현대산업개발(13.1%), 현대엔지니어링(8.44%), 롯데건설(7.06%) 등 대형사 성적을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태영건설은 전년보다 8.36%p 상승하면서 증가율 최상단에 위치했다.
전년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태영건설에 이어 △한양 3.13%p △한신공영 3.05%p △두산건설 2.21%p △한라 1.78%p 등이 포스코건설(7.78%p)·대우건설(7.39%p)·삼성물산(2.89%p) 등과 함께 22개사 평균을 웃돌았다.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의 경우 2016년 각각 1809억원, 46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에서 반등한 점을 감안하면 중견사들의 실적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중견사들의 공통점은 국내 건축·분양·자체 및 기타공사 등의 매출 비중이 70%에 이른다는 점이다. 최근 4년간 이어진 신규주택 분양시장이 호기를 제대로 톡톡히 누린 셈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22개사 중 TOP 3로 꼽히는 두산건설(381%), 태영건설(365%), 한신공영(198%)의 경우 주택·건축 부문 매출 비중이 72.8%·71.5%·7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22개사의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71.0%다.
이들 3개사 외에 한양(75.8%), 한라(77.9%), 계룡건설산업(71.7%) 등도 국내 주택·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평균 이상의 영업성과를 거뒀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택 분양시장이 개선되면서 분양가가 상승했고, 물량도 증가하면서 우량 중견건설사들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이익 증가로 안정성도 커졌다"며 "이들의 안정적 수익성은 기분양된 주택 매출이 지속하는 2019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미래 먹거리도 든든하게 마련해뒀다.
지난해 말 중견건설 11개사의 수주잔액은 모두 43조원으로, 1년 전 41조원에 비해 6.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형건설 11개사는 311조원에서 298조원으로 4.06% 줄어들었다. 규모면에서 중견사의 증가 수준이 대형사에 비할 바는 안 되지만, 매출 규모를 감안하면 의미 있는 변동률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코오롱글로벌이 3조2162억원에서 4조1762억원으로 29.8% 증가하면서 22개사 중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한양 26.8% △삼성엔지니어링 26.5% △계룡건설산업 23.3% △쌍용건설 16.9% 등이 물량 확보를 많이 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사 중에서는 현대산업개발(13.1%)·롯데건설(11.2%) 2개사만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규주택 등 각종 개발사업을 위한 용지도 넉넉히 확보했다.
9개 중견사의 보유용지 규모는 2조원대로, 전년 5384억원에 비해 3.77배가량 증가했다. 각각 주력 사업 특성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여파로 보유용지가 없는 삼성ENG와 쌍용건설은 제외됐다.
태영건설의 경우 2억원 규모에서 1조원대로 크게 늘어났으며 한신공영 202%, 한라 63%, 계룡건설산업 54% 등도 전년대비 보유용지가 증가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한 해 동안 586억원 규모의 용지를 확보했다.
같은 기간 대형 10개사(미공개 포스코건설 제외)의 보유용지는 2조7501억원에서 3조9358억원으로 43.1% 증가했다. 삼성물산 644%·현대ENG 240%·GS건설 220%·현대건설 111% 등 4개사가 용지를 크게 늘리면서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롯데건설 -71.7% △대우건설 -60.4% △대림산업 -26.2% △현대산업개발 -16.1% △SK건설 -11.7% 등 절반은 전년대비 보유용지 규모가 줄어들었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중견사들의 경우 대형사들이 강남권 주요 재건축 사업 수주에 열을 올리는 사이 지방 정비사업이나 공공 부문 물량을 따내면서 곳간을 채워뒀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주택 호황기에 확충했던 인원들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수주에 나섰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태영건설이나 한신공영, 한라 등이 자체·개발사업을 통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던 데다 디벨로퍼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용지 확보에도 힘을 썼다"며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확보한 물량 등으로 당분간 수익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