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 조선소 경쟁 갈수록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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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피하면서 기사회생했지만, 경영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경영환경 개선과 일감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이 큰 고비는 넘겼지만 정상화까지는 난항이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11일 산업은행이 STX조선해양 노사가 제출한 자구계획안과 노사확약서를 수용하면서 STX조선은 법정관리 위기에서 극적으로 탈출했다.

장윤근 STX조선 대표이사는 법정관리 추진이 철회되자 "2년 이내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영업활동에 나서는 등 수주를 확대해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TX조선은 우선 일감 확보를 위해 전략 선종을 중심으로 수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MR급(중형) 선박과 LNG벙커링선·소형 가스선 등의 수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STX조선의 수주 잔량은 모두 17척(옵션 2척 포함)으로 알려졌다. 이 중 건조 중인 선박이 5척이고, 6척은 아직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도 못 받았다. 지난해 9월 그리스 선사 판테온으로부터 PC선 6척을 수주한 이후 올해 신규 수주는 아직 없다. 

STX조선 관계자는 "경영정상화의 관건은 일감 확보"라며 "신규 수주 계획도 있고, 이를 위해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산업은행이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STX조선의 수주 영업은 가능한 상황이다. STX조선은 지난해 11월부터 RG 발급을 받지 못해 수주 영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RG는 선주가 조선업체에 선수금을 줄 때 은행 등 금융회사로부터 받는 보증서다.

하지만 기술력과 저가 공세를 앞세운 일본·중국 조선사와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일본·중국 조선사는 자국 조선업체 간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늘려가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도 최근 들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조선소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내부적으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위험요소가 있다. 구조조정을 통해 무급휴직과 임금·수당 삭감을 감내해야 하는 직원들의 불만이 고통 분담 기간이 길어질수록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TX조선 자구안에는 생산직 인력을 줄이지 않는 대신, 향후 5년간 매년 6개월씩 무급휴직을 실행하고 임금 및 상여금을 삭감하며 복지혜택을 축소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6개월 무급휴직은 연봉 50% 삭감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STX조선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감 확보와 선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먼저"라며 "국내 조선업계도 장기적으로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서 경쟁력을 갖출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