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구銀 지점 등 입찰공고 물건 현재진행형불필요한 건물 내놨지만 연이은 유찰에 '골머리'
  • ▲ 왼쪽부터 우리은행,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본점 전경. ⓒ뉴데일리DB
    ▲ 왼쪽부터 우리은행,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본점 전경. ⓒ뉴데일리DB

    지난해부터 쓸모없는 부동산을 팔기 위한 은행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는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로 영업점 폐쇄에 따른 조치인데, 쉽사리 매입자가 나오지 않아 매번 유찰을 맛보고 있다.

4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공매사이트 온비드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총 7곳의 부동산 매각 입찰에 대한 개찰을 진행한다. 

매각 대상은 서울 후암동지점, 부산 양정동지점, 경남 삼천포지점을 포함해 충청북부사택, 부산 모라동사택, 강원 속초사택, 충남 홍성합숙소 등이다. 

7곳의 최저 입찰가격은 총 114억2900만원으로, 이 중 서울 후암동지점이 76억원으로 가장 비싸다. 

특히 지점 3곳은 지난 2월과 3월에도 매각을 시도했지만 연이어 유찰되면서 이번 공고 최소 가격을 대폭 낮췄다. 후암동지점은 기존 가격보다 4억원 내렸고, 양정동지점과 삼천포지점은 각각 9000만원, 7800만원을 낮췄다.

대구은행도 최근 대구 달서구 성서3동점과 은하점을 각각 16억3000만원, 5억8000만원에 내놨다. 오는 11일까지 1차 입찰에 들어가며, 유찰될 경우 오는 14일부터 25일까지 2차 입찰이 진행된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총 12건의 부동산 매각을 진행했는데, 2곳을 제외하고 모두 유찰됐다. 당시 최저 입찰가격은 244억3750만원에 달했다.

낙찰된 2곳은 서울 역촌역 출장소와 광주 송정지점이다. 나머지 지점 6곳과 농구단 합숙소 3곳, 천안 직원숙소는 팔리지 못했다. 

역촌역 출장소는 12번의 매각 시도 끝에 팔리게 됐다. 지난 2016년 첫 매각 당시 최저 입찰가격 19억5800만원에서 지난달 15억1700만원으로 낮춰져 최종 낙찰됐다.

반면 송정지점은 지난달 첫 매각 공고에 팔렸다. 최저 입찰가격은 26억9600만원이었지만 최종 낙찰가격은 28억700만원으로 더 높게 책정됐다. 

유휴 부동산 매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올해에만 총 80여개의 입찰 공고를 냈는데, (구)외환은행과 (구)하나은행의 통합에 따라 지역이 겹치는 점포 재조정을 위한 조치다. 하지만 건물 대부분 유찰되거나 취소공고를 냈다.

지난해 대규모 점포 통폐합을 마친 씨티은행은 공개매각을 통해 18개 점포를 내놨다. 서울 행당역지점과 경기도 오산지점 등 17곳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팔렸다.

이처럼 은행들이 유휴 부동산 매각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은행 영업환경의 변화가 주된 이유다. 전 은행이 디지털금융 바람을 타고 비대면 서비스에 올인하는 가운데 영업점은 점점 줄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부동산을 정리해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은행들은 통폐합이나 폐쇄로 공실이 된 자가 점포뿐만 아니라 직원 복지차원에서 제공하던 사택이나 합숙소 등도 적극적으로 팔고 있다.

실제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영업점 수는 3210개로 1년 전보다 212개 줄었다. 특히 씨티은행은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소비자금융 영업점 126개 가운데 90개 지점을 통폐합하기도 했다.

모바일·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고객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모바일뱅킹에 특화된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서 비대면 서비스 이용에 더 불을 지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모바일·인터넷뱅킹의 일평균 이용 건수 및 금액은 9491만건, 43조46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8.8%, 2.7% 증가한 수치다. 

특히 모바일뱅킹 이용건수 및 금액은 5857만건, 3조963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6%, 26.2% 늘었다. 인터넷전문은행 영향으로 모바일을 통한 이체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인터넷뱅킹보다 모바일뱅킹 이용 비중이 점점 더 커지는 추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놀고 있는 보유 부동산을 지속적으로 정리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좀처럼 매각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은행이 내놓은 물건들은 매각액도 꽤 높은 편이기 때문에 낙찰된다면 순이익 상승 효과도 볼 수 있는 등 장점들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