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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훈 삼성증권 사장이 배당착오 사태 이후 과거에 대한 사과와 향후 환골탈태를 강조하며 안팎을 챙기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대 직무정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증권사의 생명인 신뢰 회복을 위해 여전히 뛰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삼성증권을 이끌기 시작한 구성훈 대표는 취임 약 보름 만에 내부에서 '유령주식 배당'이라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등 초대형IB로서 증권업계 내 핵심 사업 진출 문턱을 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었지만 현재는 신규사업 제한은 물론 브랜드가치 하락을 고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자산운용과 삼성생명 등 삼성 금융 핵심계열사에서 화려한 성과를 쌓고 능력을 인정받은 구 대표는 곧바로 사태수습에 나서며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는 평가다.
우선 배당사고 문제를 일으킨 임직원들에 대한 조치와 동시에 피해자들을 찾았다.
사후 수습을 위해 직접 피해자들을 찾아 구제 방안을 설명하고 위로하는 한편 최대 보상안을 제시했다.
사고 당일 주식을 매도하지 않았더라도 주가 급락으로 주주 가치가 훼손됐다고 판단한 기존 주주들을 비롯해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 보상 문제 역시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기회가 닿을 때 마다 밝히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에 참석해서도 심려를 끼친 부분을 사죄했다.
이처럼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와 국민, 그리고 금융당국에 사과의 메시지를 전해온 구 대표는 다음 순서로 내부 임직원들의 마음을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 22일, 임직원들에게 '우리가 우리를 믿읍시다'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냈다.
자산을 맡겨준 고객과 미래를 믿고 투자한 주주를 위해 신뢰회복을 이뤄내야 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통해 임직원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한 노력을 보였다.
특히 위기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외부의 시선에 주눅들지 말 것을 강조하며 다시 명성을 되찾자는 '숙제'도 제시했다.
구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예상보다 금융당국의 징계 수위가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과거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하며 배당사태에 따른 여진을 최소한으로 막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금감원은 이번 배당사고를 부른 시스템 취약성을 방치한 책임을 전·현직 임원들이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받을 기관 제재 수위는 기관경고부터 일부 영업정지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회사가 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 조치를 받으면 향후 1년, 일부 영업정지 제재를 받으면 3년간 신사업을 할 수 없다.
구 대표는 물론 윤용암 전 대표, 김석 전 대표, 김남수 전 대표 직무대행 까지도 징계안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지는 상황에서 내부 동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결국 구 대표가 사고 이후 보인 과거에 대한 사과와 미래에 대한 약속은 최선의 수습에 만전을 기해 미래성장 전략을 잃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칫 침체될 수도 있는 조직 분위기와 임직원 개개인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구 대표가 직접 메일을 보냈다"며 "구 대표와 회사는 금감원 제재심 이후 남은 증선위, 금융위 제재 과정에서 자사의 입장을 성실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