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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큰 손' 국민연금이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기업이 1년 새 20% 넘게 늘었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고삐를 당기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에 대한 주주권 행사 강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국민연금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재 국민연금이 지분 10% 이상 가진 상장 기업은 106곳으로 집계됐다.
1년 전 87곳보다 21.84% 늘어난 수준이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가 같은 기간 78개사에서 98개사로 20곳 늘었다.
코스닥 기업은 9개사에서 8개사로 1곳이 오히려 줄었다.
이들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지난 19일 종가 기준으로 35조4412억원으로, 1년 전(31조2910억원) 대비 13.26% 늘어났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대림산업(14.45%)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롯데정밀화학(13.63%), SBS(13.56%), 풍산(13.50%), 대상(13.50%), 아세아(13.50%) 등 순이다.
이밖에 호텔신라(12.70), CJ제일제당(12.16%), 대한항공(11.50%), NAVER(10.33%), SK하이닉스(10.00%) 같은 주요 기업에 대한 지분율도 두 자릿수 대였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인 기업은 POSCO(10.82%)와 NAVER, KT(10.21%)였다.
삼성전자(9.90%)와 현대차(8.02%)에 대한 지분율은 10%에 미치지 못했지만, 5% 이상을 보유해 주요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지분율이 10%를 넘고, 한국투자증권을 주요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에 대한 지분율은 9.13%,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지분율은 8.98%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입장에서도 국민연금의 향후 정책방향은 초미의 관심사다.
국민연금은 국내외 주식과 채권에 대한 거래를 맡길 고객이 될 수 있고, 한편으로는 회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주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620조원을 굴리는 자본시장 큰 손 국민연금은 분기 또는 반기별로 거래증권사를 선정함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매매실행 능력과 수수료, 주식운용 리서치 능력과 재무안정성 등 인력과 시스템에 꾸준히 투자하며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기업의 부당지원행위, 경영진 일가 사익 편취행위, 횡령, 배임, 과도한 임원보수 한도, 지속적인 반대의결권 행사에도 개선없는 경우 등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사안으로까지 주주권행사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점에서 상장사들은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또는 경영간섭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는 점이다.
한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에 박차를 가한 이후 다른 연기금들 사이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등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경과를 검토하면서 이르면 내년 상반기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