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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가 상반기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하며 지주사 내 수익비중 역시 크게 높였다.
금융지주사 모두 비은행 수익 비중을 높이려는 시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계열 증권사의 선전은 지주 전체적으로도 호재가 될 수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투자는 1827억원, 하나금융투자는 1065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94.9%, 83.6% 급등한 수준으로 나란히 올해 사상최대 수준의 순이익 달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두 회사의 호실적이 그룹 내 협업 시너지와 더불어 증권업계가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IB부문의 약진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나와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PWM 부문과 IB 부문에서 그룹 협업 시너지가 도출되며 수익이 증가했다.
신한금융그룹이 전사적으로 '글로벌'을 추구하는 가운데 글로벌&그룹 투자은행(GIB) 플랫폼을 통한 수수료가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359억원으로 전년대비 47%가 뛰었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2분기 IB부문의 영업이익 608억원, 1분기 368억원으로 총 976억원을 벌어들이며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942억원)을 넘어섰다.
하나금융투자는 부동산 관련 실적이 돋보였다.
올해 610억원의 목표를 설정한 부동산금융본부에서 상반기에만 440억원을 벌어들였다.
현재 다수의 프로젝트파이낸싱 주관을 맡고 있어 하반기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사의 호실적은 각 금융지주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
은행마다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성장세 측면에서의 차별성이 없어진 반면 비은행 자회사의 성적표가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지주의 실적에서 비은행 자회사의 성적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지주사내 순익비중 4%대에 그쳤던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는 10.17%로 끌어올리며 4대 금융지주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지난해 상반기 5.63%였던 지주사내 순익비중을 올해 상반기 8.17%로 끌어올렸다.
특히 하나금융투자의 약진은 지주 내 체질개선의 가능성도 열었다.
하나금융은 하나금융투자의 호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96.9%였던 은행 비중을 91.5%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계열사들의 적자로 인해 하나은행의 순이익이 지주 전체 순이익보다 많았던 문제점도 해결했다.
KB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준 신한금융 역시 신한금융투자의 선전으로 비은행부문의 고른 성장세가 고무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 내에서 은행은 당분간 폭발적인 성장 또는 후퇴 없이 완만한 실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비은행 계열사는 전략에 따라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증권을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들의 성적이 곧 지주사의 성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