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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전문 LF그룹이 국내 3위 부동산신탁회사 코람코자산신탁 인수에 나선다.
LF는 코람코 인수를 통해 기존의 의류와 유통은 물론 부동산금융업을 통해 장기 성장을 모색하는 한편, 코람코는 LF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사업확대를 노린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F는 코람코자산신탁 인수설에 대한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24일 답변했다.
LF는 코람코 창업자인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보유한 지분 5.43%와 우호 지분 40.57%를 합친 46%를 인수하기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 금액은 16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번 인수로 코람코자산신탁의 100% 자회사인 코람코자산운용도 넘어간다.
앞으로 LF는 한 달간 실사를 거쳐 주식매매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다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절차가 남아 매각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전 장관은 오랜 기간 매각 의지를 보여왔고 LF는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어 이번 매매가 이뤄진 것"이라며 "LF는 실사 등을 거쳐 지분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3대 부동산신탁사인 코람코는 이규성 전 장관이 2001년 금융회사와 소액주주들이 설립한 코크랩(KOCREF)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241억원과 영업이익 661억원을 기록했다.
이 전 장관과 친분이 두터운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이 올해 2월 회장에 취임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윤 회장은 또 LF의 사외이사를 하고 있다.
LF는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구본걸 회장이 2007년 LG상사의 패션사업부를 떼어내 설립한 그룹이다.
닥스, 라푸마, 마에스트로, 헤지스 등 의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식품과 화장품, 아웃렛, 온라인몰 등 유통사업을 하고 있다.
LF는 우리은행(12.2%)과 산업은행(11.7%) 키움증권(9.94%) 코리안리재보험(9.68%) 신한은행(7%) 등 금융회사들이 나눠 가진 지분 인수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F는 이번에 코람코 인수로 의류와 유통, 부동산금융업의 양대축으로 장기 성장을 모색할 계획이다.
윤 회장이 이끄는 코람코는 LF로 피인수 후에도 독자 경영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람코 역시 새 주인 LF를 통해 도약을 모색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LF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전폭적 지원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개인에서 그룹으로 바뀌면 자금력과 사업규모가 크게 확대돼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람코 외에도 생보부동산신탁도 매각카드를 꺼내며 진원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대주주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생보부동산신탁은 지난 1998년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각각 50%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반면 최근 부동산신탁업계가 수익성 한계 우려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부동산 신탁사 신규 설립을 허용키로 하는 등 진입 문턱을 낮추면서 자금력과 인지도 측면에서 옥석가리기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종합부동산 금융회사를 보유하며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기업과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부동산신탁업계의 니즈가 맞아 떨어지며 업계의 주인 교체 이슈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