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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내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 수행원으로 포함된 것과 관련해 짧은 소회를 밝혔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포스코 노조 설립 움직임에 대해서는 향후 설립이 된다면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최정우 회장은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북에 대해 "잘 보고 오겠다"며 "우리와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최정우 회장은 내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으로 포함됐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최 회장을 포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이 동행한다.
포스코는 남북 경협을 가장 예의 주시하는 국내 기업 중 하나다. 포스코는 지난 7월말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 9대 회장직을 맡은 이후 남북 경협에 큰 관심을 표해 왔다.
이 일환으로 포스코그룹은 포스코대우, 포스코건설, 포스코켐텍 등 주요 그룹사가 참여하는 대북사업 TF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경협이 본격화 된다면 포스코는 석탄, 유연탄 등 자원 수입 뿐만 아니라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서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최정우 회장은 지난 7월 27일 취임 당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남북 경협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최 회장은 "철광석 등 다양한 원료탄을 쓸 수 있어 대북사업이 진행되면 포스코가 최대 실수요자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지 두달만에 문재인 정부의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는 점도 또 다른 성과로 볼 수 있다. 권오준 전 회장과 달리 최 회장은 취임 후 단기간에 대통령과 조우하며 현 정권과의 불화설을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갑작스레 물러난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순방 때 경제사절단에서 배제됐다.
이후 11월 인도네시아 순방 당시 경제사절단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한중정상회담 방중 경제사절단에는 권오준 회장 대신 오인환 사장이 참석했다.
지금껏 포스코가 정권에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남북 경협 못지않게 문재인 대통령과 최정우 회장의 만남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막판 경제사절단에 합류하며 경제와 정치에서 모두 이득을 보게 됐다"며 "포스코가 현 정권과 향후 어떤 관계를 유지해 나갈 지 이번 경제사절단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날 최정우 회장은 새로운 노조 설립 움직임에 대해서도 간단히 언급했다. 그는 "노조는 아직 생기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향후 설립이 된다면, 만나서 대화할 용의는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따르면 포스코와 협력사 등 일부 직원으로 구성된 노조 설립 참여 인원은 9월 중 1박 2일 일정으로 비공개 총회를 추진하고 있다. 지회의 공식 출범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10월 초쯤 출범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서울 정동에서 열린 ‘포스코 근로자 금속노조 가입보고 기자회견’에서 민노총 관계자는 "1년안에 제대로 된 포스코 노조를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도, 노조 가입 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히지 않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