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해양플랜트 구조조정 중단 선언하라"한영석 신임 대표 "조선업 위기, 노사 힘 모아야"
  • ▲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오른쪽)과 박근태 지부장이 지난 7일 울산 지부 사무실에서 악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오른쪽)과 박근태 지부장이 지난 7일 울산 지부 사무실에서 악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회복국면에 접어든 현대중공업이 노동조합의 파업이라는 암초를 또다시 만났다. 노조가 4개월 만에 파업을 재개해 갈길 바쁜 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0일 총파업을 진행했다. 하계휴가 실시 전인 지난 7월 이후 처음이다. 이달 초 4개월간 중단됐던 임금단결협상(임단협) 교섭이 재개돼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노조는 재차 ‘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노조는 이날 8시간에 걸친 전면파업을 실시했다. 아울러 21일 민주노총 총파업에도 참여했고 22~23일에는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이 기간 나타난 생산차질은 전면파업 기준 일평균 약 80억원이다.

    노조 관계자는 “울산 지방노동위원회의 권고로 105일 만에 회사와의 교섭이 재개됐다”며 “교섭이 원만하게 풀리기 위해선 반드시 회사의 변화된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해양플랜트 유휴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며 “최근 잇따른 상선과 해양플랜트 수주, 선가와 유가상승은 조선업이 회복했음을 알리는 청신호다. 구조조정의 명분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활황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0일 미국 석유개발업체인 엘로그가 발주한 반잠수식원유생산설비(FPS) 1기 공사를 수주했지만, 일감 갈증이 해소되지는 않았다는 것.

    또 이 일감은 내년 하반기부터 건조에 돌입해, 가동이 중단된 해양공장을 곧바로 재개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새판’을 짰다. 이에 따라 노조와의 소통을 통해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한영석 신임 대표이사(사장)는 취임 첫날인 지난 7일 울산 본사 노조 사무실을 찾아 박근태 지부장 등 집행부 간부를 만났다. 그는 조선업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임직원이 힘을 모아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사장은 당시 “올해 임단협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빠른 시일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며 “산적한 현안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 노사가 협력해야만 한다”고 언급했다.

    노사는 오는 27일 실무교섭에 나선다. 회사는 노조에 임단협 요구안을 축소할 것을 요청했고, 노조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양측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임단협 종결을 위해 노조와의 교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회사가 경영정상화에 하루 빨리 성공할 수 있도록 양측이 관련방안을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