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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제약 사업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SK㈜는 지난해 총 투자액 1조5000억원 중 절반이 넘는 금액을 바이오∙제약과 에너지 등 미래 신성장 동력 육성을 위한 글로벌 투자에 투입했다. 올해 그 비율은 90%에 달할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경영을 강조하면서 SK㈜도 글로벌 투자형 지주회사로 도약을 본격화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제약 영역에서 나오고 있다. 신약 상업화와 연이은 글로벌 CMO 인수를 통해 SK㈜는 오랜 목표였던 연구∙개발부터 생산∙판매까지 독자 수행하는 ‘글로벌 종합제약사로의 도약’에 다가설 전망이다.
뇌전증 신약인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와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Solriamfetol)'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판매 허가·상업화가 내년 내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SK㈜의 기업가치도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SK㈜의 신약개발 자회사 SK바이오팜은 독자 개발한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기술 수출하지 않고 FDA에 신약 판매 허가 신청서(NDA)를 제출했다. 세노바메이트는 중추신경계 난치성 질환 치료제로, FDA 판매 허가를 받게 되면 오는 2020년 상반기 내 미국 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재즈사와 공동개발한 신약 솔리암페톨도 FDA에 NDA를 제출해 시판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SK바이오팜의 IPO에 대한 기대도 부각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17일 보고서를 통해 "SK바이오팜의 신약가치는 6조 2172억원으로 추정되며 SK바이오팜의 가치를 기존에는 장부가액으로 반영했다면 이제는 현실화해야 할 때"라며 "SK㈜의 목표주가도 37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SK㈜는 CMO(의약품 위탁생산 업체) 분야에서 최근 2년간 글로벌 M&A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단숨에 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SK㈜는 지난해 아일랜드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인 'SK바이오텍 아일랜드'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7월 미국 앰펙 인수에 성공했다.
SK㈜는 SK바이오텍의 아시아-유럽 생산 시설과 미국 앰펙 간 연구개발(R&D), 생산, 마케팅·판매의 '삼각편대'를 활용해 글로벌 사업확장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2년에는 기업가치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선두 CMO로 도약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과 아일랜드에서 총 40만 리터급의 원료의약품이 생산되고 있다. 앰펙 생산규모를 고려하면, 오는 2020년 이후 생산규모가 글로벌 최대인 160만 리터 급으로 늘어나게 된다.
SK㈜ 관계자는 "신약 하나로 조(兆) 단위 매출을 올리는 미국의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종합제약사로의 성장은 국내 제약사에 전례가 없는 도전"이라며 "오랜 목표였던 연구∙개발부터 생산∙판매까지 독자 수행하는 글로벌 종합제약사로의 도약에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