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살펴보니… 대형건설 5사 중 '나홀로' 감소해외 토목사업 6년 연속 부진… 올 들어 '마이너스' 전환경쟁사 대비 '월등한 재무구조' 기반 다가올 불황 걱정 없어
  •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국내 건설사 가운데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했던 현대건설이 올 들어 외형과 수익성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규 해외수주가 급감한 데다 현안 프로젝트의 준공으로 추가원가가 반영되면서다. 다만 경쟁사보다 월등한 재무구조를 이어가고 있어 다가올 건설경기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현대건설은 연결 기준 3분기 매출 4조4863억원, 영업이익 23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3분기에 비해 5.7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3% 감소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 가운데 이 기간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은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6.62%로, 5개사 중 가장 높았지만 올 들어 1.32%p 감소한 5.30%로 추락하면서 가장 낮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5개사 평균 6.83%보다 1.53%p 낮다. 나머지 4개사가 모두 7% 이상을 달성한 것과 대비된다.

    누적으로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다. 3분기 누계 기준 매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9% 감소하면서 2016년부터 3년째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도 14.4% 줄어든 6772억원에 그쳤다. 2013년 5853억원 이후 5년 만에 최저다.

    앞서 현대건설은 2015년과 2016년 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2년 연속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도 3분기 누적 7914억원을 기록하는 등 경쟁사보다 뛰어난 영업성적을 거뒀다. 당시 현대건설 다음으로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대우건설(5805억원)로, 2000억원 이상 격차가 났다. 하지만 올 들어 GS건설(8423억원), 대림산업(6786억원)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실적 악화는 해외 현안 프로젝트 때문이라는 것이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손실이 발생하고 있던 일부 현장이 종료되면서 추가원가 등이 일시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UAE 해상원유처리시설 현장에서 500억원가량의 추가원가가 발생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며 "2015년 이후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4분기 해외 매출이 극적으로 늘지 않는다면 올해도 역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뿐만 아니라 쿠웨이트 자베르코즈웨이 교량공사,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등 해외 토목 현장에서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3분기 누적 인프라·환경 부문 매출총이익률은 2012년 11.8% 이후 △2013년 11.6% △2014년 8.10% △2015년 4.57% △2016년 2.08% △2017년 0.96% 등 매년 감소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마이너스(-)0.50%로 적자전환 됐다.

    여기에 신규 해외수주도 진척이 더뎌지면서 곳간도 가파르게 비어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현대건설의 수주액은 1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억달러에 비해 40.5% 급감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수주잔액은 40조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조원 이상 증발했다. 이 중 해외 수주잔액만 4조원 이상 감소했다. 5개사 가운데 11조2042억원에서 6조4702억원 감소한 GS건설 다음으로 큰 낙폭이다.

    다만 부진한 영업성적에도 상환 기조를 이어가면서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보다 6.58%p 감소한 116%를 기록하면서 5개사 평균 123%를 하회했다. 이는 부채가 5600억원 감소하면서다. 유동비율 역시 유동부채가 6675억원 줄어들면서 11.8%p 증가한 194%를 기록했다. 5개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현대건설 측은 "사업이 긍정적으로 수행되면서 현금 보유량이 증가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자가 높은 부채를 상환하는 등 재무건전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 등 '묶인 자산'들이 현금화되면서 확보된 유동성으로 주요 부채를 상환한 것이다.

    실제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액이 1년새 29.8%, 6.79% 각각 줄어들면서 유동화됐다. 현금성 자산은 27.4% 증가한 2조3238억원으로, 총차입금 2조1024억원보다 더 많다.

    그러면서 3분기 누적 금융비용은 115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48.6% 줄었고 기타비용도 62.6% 감소한 1660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684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4% 늘었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2014년 이후 해외 프로젝트 채권 회수가 증가하면서 영업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됐으며 이를 상당 부분 내부에 유보하면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주택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해 영업현금흐름 변동성이 과거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건설의 경우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