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녹십자·종근당·한미 등 상위사 R&D비용 증가 전망글로벌 임상 확대 등 영향… 투자 증가로 영업이익 감소 불가피
  • ▲ 주요제약사들이 내년 R&D비용을 올해보다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
    ▲ 주요제약사들이 내년 R&D비용을 올해보다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

    제약업계가 내년에도 공격적인 R&D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확대와 이로 인한 글로벌 임상 진행 등에 따른 투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해외 진출 및 기술수출 등의 성과도 기대되지만 R&D비용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등 주요 제약사들의 내년도 R&D비용이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유한양행의 내년 예상 R&D비용이 최소 12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이는 올해 대비 약 7%이상 늘어난 수치다. 유한양행은 연간 10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 중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21.4% 감소한 760억원대가 예상된다.

    유한양행의 파이프라인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물질은 올해 약센에 1조 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거둔 폐암신약 '레이저티닙'이다.

    해당 계약을 통해 두 회사는 내년부터 레이저티닙만을 투여하는 단일 요법과, 다른 치료제와 함께 투여하는 병용요법에 대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공동 진행한다.

    레이저티닙 외에도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파이프라인 확대를 지속하고 있어 당분간 R&D비용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도 매년 매출액의 10%정도를 R&D에 투자하면서 내년에도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하지 못할 전망이다.

    GC녹십자는 내년 혈액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미국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IVIG-SN는 당초 올해 허가가 예상됐지만 FDA로부터 제조공정 관련 추가 보완자료를 요청받아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주요 파이프라인 가운데 차세대 대상포진백신 'MG1120A'는 기술수출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으로 중간결과가 내년 하반기 발표될 예정이다.

    GC녹십자는 지난해 GSK가 개발한 대상포진백신 '싱그릭스' 대비 더 우수한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개발 중에 있다. 임상결과가 긍정적으로 도출된다면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종근당도 내년 R&D비용이 올해보다 약 15%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종근당의 파이프라인 가운데 혁신신약으로의 성공이 기대되는 물질은 이중항체 바이오 항암신약 'CKD-702'다.

    CKD-702는 고형암 성장에 필수적인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를 동시에 저해하는 항암이중항체다. 각 수용체에 결합해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고 수용체의 수를 감소시켜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기전의 바이오 신약이다.

    이중항체가 글로벌 R&D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비록 전임상단계라도 결과에 따라 빠른 기술수출도 가능하다.

    업계 최고수준의 R&D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한미약품도 내년 R&D비용이 올해보다 약 1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은 약 20% 감소한 600억원대로 추정된다.

    한미약품이 얀센에 기술수출한 당뇨·비만치료제 'HM15211'은 현재 진행 중인 임상 2상이 내년 상반기 종료될 전망이다. HM12525A는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동시에 도와주는 지속형 GLP-1·GCG 유도체다. 아직까지 GLP-1(인슐린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호르몬)·GCG(글루카곤) 유도체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제품은 없다.

    HM12525A는 현재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GLP-1 비만 치료제 '삭센다' 대비 주 1회 투여로 편의성 및 이중 작용기전의 강점을 갖고 있어 개발에 성공할 경우 경쟁력이 있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HM15211'는 기술수출이 기대되는 물질이다. HM15211은 전임상에서 파킨슨 및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로써의 효능을 입증했다. 지난 4월 FDA로부터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로 임상 1상을 승인받아 현재 진행 중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현재까지 개발된 치료제가 없어 HM15211의 상용화가 가시화될 경우 글로벌 신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위제약사들은 R&D투자 확대로 인한 어닝쇼크가 분기마다 이어졌다"며 "R&D비용 증가가 내년에도 불가피하지만 지속적인 투자가 내년을 기점으로 빛을 보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신약 탄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