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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독감)가 유행하고 있지만, '타미플루 부작용' 이슈 때문에 제약업계가 움츠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독감 의심환자는 올해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지난달 16일 1000명당 7.8명에서 지난 15일 48.7명으로 1개월 만에 무려 7배 가까이 폭증했다.
이처럼 독감 의심환자가 급증했지만 제약업계에서는 타미플루 부작용 이슈로 인해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 지난해 국내 제약사, 타미플루 제네릭 무더기 출시… 환각 부작용 이슈로 '위축'
지난해 국내 제약사 51개사는 타미플루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타미플루 제네릭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한 바 있다. 국내에서 허가 받은 타미플루 제네릭은 159종에 이른다.
한미약품은 특허 회피를 통해 일찌감치 출시한 '한미플루'는 타미플루 제네릭 시장을 선점해왔다. 국내 독감 치료제 시장에서는 타미플루와 한미플루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지난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타미플루는 120억원, 한미플루는 53억원어치 판매됐다.
올해에는 다른 제약사들도 독감 치료제 시장에 대거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타미플루 부작용 이슈로 인해 다소 위축된 분위기다.
지난 24일 한 여중생의 추락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타미플루의 환각 부작용 이슈가 부각됐다. 유가족은 숨진 여중생이 타미플루 복약 후 환각 증상을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독감 치료제로 사용되는 '타미플루제제' 복용 후 이상행동 발현에 따른 주의를 요청하는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안전성 서한에 따르면 타미플루는 10세 이상 소아 환자의 경우 복용 후 이상행동이 발현하고 추락 등의 사고에 이를 수 있다. 식약처는 소아·청소년에게 이 약을 사용할 때는 이상행동 발현의 위험이 있으므로 적어도 2일간 보호자 등이 지켜봐야 한다고 알렸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병원협회에 타미플루 등 오셀타미비르 제제의 처방·조제 시 주의사항을 충분히 안내하고 설명하라는 협조 요청서를 보냈다.
업계 관계자는 "타미플루 부작용 이슈가 불거지면서 타미플루 제네릭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분위기가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타미플루와 다른 제제인 '페라미플루' 부각… 환각 부작용 여부는 확인 중
GC녹십자는 경쟁사들과 달리 타미플루와 다른 제제인 독감 치료제를 갖추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GC녹십자의 '페라미플루'는 타미플루와 달리 페라미비르 제제로 만들어진 1회용 정맥주사제다. -
기존 국내 독감 치료제 시장에서는 오셀타미비르 제제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으나, 이번 이슈로 페라미비르 제제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페라미플루는 지난 3분기 기준 판매액 40억원을 기록해 한미플루(53억원)를 바짝 추격했다. GC녹십자 측은 올해 연간 판매 예상액 95억원, 내년 100억원 돌파를 전망하고 있다.
5일간 총 10회 경구 투여해야 하는 타미플루와 달리 15~30분간 1회 투여만으로 독감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최근 타미플루에 대한 환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페라미플루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페라미플루 역시 타미플루와 비슷하게 이상행동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발견될 여지도 있다.
식약처와 질병관리본부는 타미플루와 투신 이상반응 간 인과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식약처는 현재 페라미플루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점검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페라미플루 부작용은 집계 중"이라며 "타미플루 관련해 몹시 분주한 상황이지만 식약처에서도 필요한 자료이기 때문에 반드시 정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