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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회계감리 이슈로 몸살을 앓았던 제약·바이오주가 '1월 효과'로 빛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의약품지수는 회계 불확실성 등 온갖 악재로 인해 한 해 동안 6.01% 하락했다. 코스닥 제약지수는 10.12% 급락했다.
지난해 4월 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비 회계처리 관련 테마감리를 시작하면서 시장이 얼어붙은 탓이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불거지고, 셀트리온헬스케어 회계 감리가 착수되면서 '바이오 투톱'까지 흔들렸다.
그러나 지난 연말부터 제약·바이오 업종의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월 효과란 새해 기대심리로 인해 1월에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의미한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1월 효과를 많이 보는 업종에 속한다. 최근 5년간 코스닥 시장에서 1월 평균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제약업종으로 11.6%를 기록했다.
지난 한 주간(12월26일~1월1일) 제약업종 지수는 전주 대비 2.4%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 수익률 대비 3.4%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특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초청돼 참석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는 7~10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이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행사다.
이 중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메인 트랙(Main Track)'에 배정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지난주 주가가 각각 10.4%, 2.9% 올랐다.
메인 트랙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발표가 연달아 진행되는 자리로, 글로벌 빅 파마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데서 의미가 깊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업체 최초로 3년 연속 메인 트랙을 배정받았으며, 셀트리온은 이번에 처음으로 메인 트랙에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외에 JP모건 헬스케어에 초청돼 발표(PT)에 나서는 국내 제약·바이오사는 한미약품, LG화학, 코오롱티슈진, 한독, 메디톡스, 바이로메드, 강스템바이오텍 등이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이범섭 코오롱티슈진 대표, 김선영 바이로메드 대표 등은 해당 콘퍼런스에 참석해 회사 설명에 나설 전망이다.
이외에도 강스템바이오, 바이오리더, 파멥신, 나이벡, 올릭스, 오스코텍, 알테오젠, 툴젠, 펩트론, 셀리버리, 에스바이오메딕스, 엔지켐생명과학, 엑세스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크리스탈지노믹스, 지트리비앤티 등 총 30여개 기업들이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굵직한 신약 관련 이벤트가 대거 예정돼 있다는 점도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신약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 현재 FDA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인 국산 신약은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과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GC녹십자의 혈액 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 등 총 5개다.
이 중 가장 먼저 허가가 예상되는 것은 대웅제약의 나보타다. 지난 2017년 5월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나보타는 올 초 품목허가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나보타가 이번 허가에 통과하면 국산 보툴리눔톡신 제제 중 최초의 미국 출시 제품이 된다.
SK바이오팜의 솔리암페톨은 지난해 말 FDA 허가가 미뤄지면서 심사기한이 오는 3월20일로 변경됐다.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는 올해 말 품목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의 롤론티스와 GC녹십자의 IVIG-SN도 올 연말 허가가 예상된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앞두고 바이오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바이오 업종의 과거 1월 평균 수익률이 타 업종 대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