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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의 '뉴로녹스(메디톡신의 수출명)' 중국 정식 허가, 대웅제약의 '나보타' 미국 승인 등 올해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들이 글로벌 대형 시장에 진출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이노톡스'와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앨러간을 통해 이노톡스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노톡스는 세계 유일 액상형 제제라는 경쟁력과 '보톡스' 제조사인 앨러간을 통해 판매된다는 점에서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기대되고 있다. 오는 2022년 이노톡스의 미국 출시가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내달 나보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8월 캐나다 연방보건부로부터 나보타 품목 허가 승인을 받아 캐나다 진출 준비도 마친 상태다.
메디톡스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 중 가장 빨리 중국 시장에 정식 진출할 예정이다.
메디톡스는 올 상반기에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뉴로녹스의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메디톡스는 중국 현지 기업 조인트벤처 '메디블루차이나'를 지난 2015년 설립해 메디톡신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지난해 2월 뉴로녹스의 판매 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현재 중국시장에서 NMPA 허가를 받은 제품은 미국 앨러간의 '보톡스'와 중국 란저우생물학연구소의 'BTXA'뿐이다. 중국에서 보툴리눔 톡신은 100U(1 바이알)당 3000~5000위안(50~80만원), BTXA은 2000~3000위안(30~50만원)으로 비교적 고가에 시술되고 있다.
따라서 메디톡스가 중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에 정식으로 유통되는 국산 보툴리눔 톡신 물량이 없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따이공(보따리상)' 규제 강화가 메디톡스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휴젤은 올 하반기 '보툴렉스' 중국 시판 허가를 목표로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내년에는 중국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휴젤은 지난달 대만 위생복리부로부터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체 최초로 보툴렉스의 판매 허가를 획득해 본격적인 중화권 시장 진출의 길을 열었다. 대만시장 진출은 중국 시장 진출을 가늠할 시험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휴젤 측의 설명이다.
휴젤 관계자는 "휴젤은 연내 중국 시판 허가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며 "'보툴렉스'의 중국 시판 허가가 올해 휴젤의 가장 큰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웅제약은 오는 2021~2022년 나보타의 중국 출시를 목표로 올해 중국 임상 3상을 개시할 계획이다. 휴온스도 중국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이 중국에 앞다퉈 정식으로 진출하려는 이유는 중국 시장의 급성장과 따이공 규제 리스크 증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지난 3년간 연평균 31.8%의 고성장을 기록하는 등 전 세계에서 의료미용시장 규모가 가장 급속히 커지고 있는 국가다. 지난해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체의 수출물량 중 중국이 가장 큰 비중인 44%를 차지했다.
중국산업정보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중국의 정식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10~15억 위안(2400억원), 암시장은 약 50억 위안(8000억원)으로 전체 시장은 약 70억 위안(1조원)으로 추정된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합법시장보다 암시장의 규모가 크지만, 따이공 규제에 따른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휴젤은 지난해 중국의 불법유통 단속으로 현지 에이전시로부터 판매대금 수령이 지연돼 60억원 규모의 매출채권 대손상각비가 발생했다. 휴젤 측은 지난해 3분기에 중국 암시장으로 제품을 납품하던 동남아 현지 에이전시를 대거 정리하는 과정에서 아시아 매출이 급감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의 중국 수출 감소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따이공 등 부정적인 이슈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 정식 진출이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