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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4일 열렸던 신년 미디어간담회에서 올해 역점을 둘 사업 가운데 하나로 케미컬의약품(화학합성의약품)을 꼽았다.
바이오의약품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보다 큰 케미컬의약품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겠다는 포부다.
이처럼 바이오 강자인 셀트리온이 케미컬의약품으로 눈을 돌리는가 하면 기존에 케미컬의약품 부문의 강자였던 전통제약사들은 반대로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해 셀트리온제약 청주공장의 미국 FDA cGMP 승인 및 유럽 규제기관(MHRA)의 실사를 완료했으며, 올해부터는 수출 업무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케미컬 프로젝트 첫 제품인 HIV치료제(에이즈치료제)'테믹시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최근에는 국제조달기관으로부터 현재 개발 중인 제품을 포함한 6개 케미컬의약품에 대한 장기공급계약자로 선정됐다.
셀트리온은 24조원 규모의 미국 HIV시장을 목표로 내년 초 FDA에 2종의 3제 케미컬 복합제를 허가 신청할 예정이다. 또 추가로 2종의 2제 케미컬 복합제를 개발하는 등 HIV 케미컬 의약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케미컬의약품 부문 강자였던 종근당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첫 바이오의약품인 'CKD-11101'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CKD-11101은 2세대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로, 종근당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종근당은 CKD-11101의 일본 내 제조판매를 위한 승인을 후생노동성에 신청했으며, 일본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종근당은 이외에도 항암이중항체 바이오 신약 'CKD-702', 황반변성 항체의약품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CKD-701' 등을 통해 바이오 분야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항암이중항체 바이오 신약 CKD-702는 올해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성공적으로 개발될 경우 기존 표적항암제의 내성과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혁신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다양한 바이오 분야 파이프라인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차세대 비만 치료제 'HM15136',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제 'HM15211', 차세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 'HM43239'를 소개했다.
HM15136은 주 1회 제형의 바이오신약 주사제로 올해 2분기 임상 1상을 마치고 오는 4분기 2상 진입이 예상된다. 또 HM15211은 4분기 중 임상 2상, HM43239은 올해 1분기 미국·한국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분야 선두기업들이 케미컬과 바이오의 영역 구분없이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각자의 노하우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