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진 등 작년 실적 악화… 상위 5개사 중 영업익 감소 유일김포·하남 등 '자체사업' 본격 추진… 실적 개선 '원동력'석유가스 생산 시설 및 철도, 항만 등 수주 기대 등 분위기 반전 힘보태
  •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건설 본사. ⓒ현대건설
    ▲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건설 본사.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해외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다만 해외 현안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데다 국내 자체사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올해는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현대건설의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조9224억원, 9348억원으로 추정된다. 2017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0.2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20% 감소했다.

    추정치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 가운데 전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은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기업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보면 GS건설이 이 기간 231% 증가하면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으며 △대우건설 65.4% △대림산업 56.1% △삼성물산 29.9% 등 현대건설을 제외한 4개사 모두 두 자릿 수 이상 증가했다. 특히 GS건설은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면서 업계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은 2015~2016년 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지만, 이듬해 9861억원으로 주춤하더니 지난해 들어 매분기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1분기 마이너스(-)4.44% ▲2분기 -17.1% ▲3분기 -15.3%로 악화되고 있다. 5개사 중 3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도 현대건설이 유일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UAE 미르파 담수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싱가포르 소각로 공사 완공 및 UAE 사브 해상원유처리시설 공사 등 해외 대형공사가 공정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영업이익이 악화됐다. 이 같은 흐름이 3분기까지 이어진 것이다.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보다 28.1% 증가한 2493억원으로 나타났지만, 해외 프로젝트에서 또 다시 일부 손실이 반영되면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교량공사, 카타르 루사일고속 등 올해 준공 예정인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에서 일부 손실이 반영될 여지가 크다"며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추정치보다 다소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도 "종료를 앞둔 대형 현장의 원가율 조정에 따라 해외원가율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할 것"이라며 "4분기 실적이 주가에도 단기적인 부담요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해외 현안프로젝트가 지난해 마무리된 데다 주택 부문의 자체사업 공사가 진행되면서 올해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건설의 자체사업 가운데 큰 기대감을 받고 있는 현장은 '힐스테이트 리버시티'와 '개포8단지 개발사업'이다. 두 현장은 모두 기본도급액 1조원 이상으로, 지난해 4월 착공에 들어간 만큼 올해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높은 수익성을 이뤄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은 이 외에도 '하남 포웰시티', '세종 마스터힐즈' 등의 자체사업이 지난해 첫 삽을 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현안프로젝트가 종료됐을 뿐만 아니라 원가율이 양호한 대형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토목·플랜트 부문 원가율은 지난해보다 8%p 개선된 95%로 추정된다"며 "일반도급보다 수익성이 높은 주택 부문 내 자체사업 비중이 36%로, 지난해보다 14%p 확대되면서 주택 부문 원가율도 1.5%p 감소한 91%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연내 착공이 가시화되면서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앞서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는 본회의 서면 심의를 통해 GBC사업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지난해 말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GBC 착공 등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틀 후인 19일 수도권정비위 실무회의에서 조건부 통과시킨 것이다. 서울시도 GBC의 조기 착공이 가능하도록 신속한 후속 인허가 절차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GBC 시공은 현대건설(시공 지분 70%)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맡으며 건축 사업비 규모는 약 3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GBC 정부 심의가 최종 통과됨에 따라 6개월 내 착공이 가능하며 GBC와 연계된 영동대로 지하화 공사까지 수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반포1단지도 착공이 기대되고 있어 국내 부문의 성장은 2020년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해외 신규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지난해 4분기 수주가 유력했던 프로젝트들이 올해 성과로 이어질 전망인 데다 해외 발주시장 개선에 따른 수주 모멘텀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석유·가스전 유정 물 공급시설(Common Seawater Supply Project. 25억달러 규모)의 단독 수주가 확실시되고 있다"며 "이 외에도 사우디 가스, 이라크 철도, 카타르 병원, 쿠웨이트 항만, 사우디 송변전, 싱가포르 매립 등 해외 파이프라인과 현대케미칼 및 S-Oil 국내 투자건 등 다수의 프로젝트가 대기하고 있는 등 올해 해외수주 모멘텀에 대한 가시성은 그 어느때보다 확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