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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제약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매출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증권가에서는 상위제약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체로 외형은 성장했으나 수익성이 악화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한금융투자는 상위제약사 6개사의 합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1조 593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 떨어진 411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해 11월 1조 403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쾌거를 이뤘으나 기술수출료를 포함시키지 않아 매출액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유한양행이 지난해 11월 얀센과 체결한 기술이전으로 수취할 계약금은 약 335억원 규모로, 올해부터 분기별로 약 84억원의 기술료가 반영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도입신약의 성장 둔화와 '뉴 오리진' 등 신규사업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등이 겹쳐 4분기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GC녹십자의 지난해 실적은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는 4분기에 백신 폐기 충당금이 발생하고, 연구개발비를 집중적으로 집행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4분기 인센티브 반영으로 인건비도 크게 증가해 영업이익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인센티브가 4분기에 한꺼번에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분기에 비해 비용이 크게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또한 지난 2017년 4분기에는 추가로 유입된 기술료가 없기 때문에 기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1~3분기는 기술료 유입이 있어왔다.
종근당의 경우 주요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으로 인해 비용이 증가했다. 대웅제약은 4분기에도 오송공장의 감가상각비가 반영될 전망이다. 동아에스티도 인건비 증가로 인한 영업이익 악화가 예상된다.
상위제약사 수익성 악화의 공통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다.
상위제약사 6개사의 지난해 합산 연구개발비는 총 8122억원으로 전년 6552억원보다 23.96%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1.0%에서 12.4%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위 제약사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R&D 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이 같은 대규모 R&D 투자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상위 제약사들은 굵직한 임상 이벤트를 대거 예고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 1분기에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임상 2상을 발표하고, 3분기에는 임상 3상에 돌입할 전망이다. 4분기에는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후보물질 도출이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1분기 2건의 신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2분기에는 얀센에 기술수출한 당뇨·비만 치료제 'HM12525A'의 임상 2상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된다. 3분기에는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HM15211'의 임상 1상을 마치고, 4분기에는 스펙트럼이 개발 중인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승인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는 올해 2분기 미국과 유럽 승인을 앞두고 있다. 녹십자의 혈액제제 'IVIG'는 3분기 미국 승인이 예상된다. 종근당은 올 하반기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 등 3건의 신규 임상 진입이 기대되며, 동아에스티는 상반기 항암제 'DA-4501'의 전임상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에도 상위제약사들은 실적 모멘텀보다는 R&D 모멘텀에 기반한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