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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릴리에 기술수출했던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개발권을 반환받았지만 기업가치에 악재로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이미 릴리가 지난해 2월 임상을 중단했었기 때문에 예견된 수순이고, 한미약품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릴리에 기술수출했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BTK 억제제 개발·상업화 권리를 반환받았다.
계약규모는 최대 7억 6500만 달러(약 8660억원)로 이 가운데 한미약품이 이미 수령한 계약금 5300만 달러(약 600억원)는 릴리에 돌려주지 않는다.
릴리는 지난해 2월 해당 후보물질의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대상 임상 2상 중간 분석 결과, 목표하는 약물의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자 임상개발을 중단했다. 이후 다른 적응증으로 개발하려고 했지만 이를 포기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릴리의 개발권 반환을 두고 한미약품이 받게 될 위험부담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약 1년간 개발이 중단됐기 때문에 이미 기업가치 산정에서 제외된 신약 파이프라인이었다"며 "목표주가를 조정할 요인은 아닌것으로 판단되며 추후 자체개발 가능성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BTK 억제제 반환은 시장에서 이미 알고 있던 예정됐던 악재이며 공식적으로 발표됨으로써 오히려 불확실성은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릴리의 개발권 반환이 발표된 23일 한미약품의 주가는 전일대비 1만 3000원 하락한 43만 4500원으로 마감됐다. 이는 전일대비 2.91% 줄어든 것으로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분위기다.
이러한 결과는 한미약품이 보유한 다른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한미약품은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앞두고 있으며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은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또 올 초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는 차세대 비만 치료제 'HM15136',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제 'HM15211', 차세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 'HM43239'를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소개했다.
특히 현재 치료제가 없는 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인 HM15211은 간섬유증 치료에서도 효과를 확인했으며, 올해 임상 2상까지 진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그간에도 기술수출한 파이프라인이 임상중단되는 과정을 겪어왔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일종의 학습효과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신약개발의 고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한미약품이 보유한 기술력은 변함이 없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