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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포스트가 지난해 연말 장 마감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올빼미공시를 낸 데 이어 이번 설 연휴를 앞두고 같은 행보를 펼쳐 눈총을 받았다. 메디포스트는 이번 공시는 악재가 아닌 호재이기 때문에 올빼미공시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포스트는 지난 1일 장이 닫힌 후 화장품 사업과 관련된 일체의 사업부를 9억 4017만원에 양도한다는 공시를 올렸다.
이에 곧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메디포스트에 주권매매거래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는 사업 양수도 공시를 올린 데 따른 조치다.
메디포스트는 지난해 연말에 기습적으로 올빼미공시를 한 데 이어 이번에 설 연휴를 앞두고 장 마감 직전에 공시를 올려 또 올빼미공시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메디포스트는 지난해 12월28일 한국거래소가 폐장한 후 중국 사업에 대한 정정 공시를 올린 바 있다. 해당 공시는 연골재생치료제 '카티스템'의 중국 사업화를 위해 체결된 사업계획이 4년째 연기되고 있다는 내용이라 고의적으로 올빼미공시를 올린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올빼미공시란 투자자에게 중요하지만 기업의 주가에 불리한 내용을 해당 기업이 연휴나 증시 폐장 전 거래일 마감 이후 공시하는 행위를 뜻한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이번 사업 양도는) 1월 중에 결정이 났는데 월말 결산하고 1월 말까지 기다렸다가 2월에 공시를 올리게 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는 시기가 그렇게 됐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메디포스트는 이번 공시가 악재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올빼미공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번 공시는 악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호재라는 게 메디포스트 측의 설명이다.
해당 공시에 따르면, 메디포스트는 하나투어와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투자법인 '셀리노'에 화장품사업부를 9억 4017만원에 양도하기로 했다. 양사는 셀리노의 지분을 50대 50씩 보유하고 있다. 셀리노의 자본금은 3억원이며, 이번에 메디포스트로부터 거래대금을 현금으로 수령했다.
메디포스트는 화장품 사업으로 연간 약 40억원의 매출을 거둬왔다. 지난 2017년 연결 기준으로 화장품사업부의 매출은 5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2.55%를 차지했다.
이번 양도는 사업구조 개편과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결정했다는 게 메디포스트 측의 설명이다. 이번 양도를 통해 화장품 사업 성장의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메디포스트는 하나투어와의 협력을 통해 면세점 등 오프라인으로 진출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나투어가 보유한 SM면세점 등 판매 채널과 마케팅 방식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얘기다. 그간 메디포스트는 국내 병·의원과 홈쇼핑 등의 판매 채널을 활용해왔다.
메디포스트는 줄기세포 연구 전문기업으로서 R&D와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하나투어는 화장품 홍보와 판매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하나투어의 국내외 네트워크와 여행객 빅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해 빠른 속도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중국 시장을 포함한 해외 시장 진출 준비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메디포스트의 주가도 상승했다. 이날 오후 2시20분 기준으로 메디포스트는 전일 대비 1.66%(1300원) 오른 7만 9700원에 거래 중이다. 시장에서도 이번 공시를 악재라기보다는 호재라는 데에 무게를 둔 셈이다.
그럼에도 연말에 이어 또 올빼미공시를 했다는 사실에 대한 비난 여론을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제재를 피해 올빼미공시를 일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자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