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예금 잔액 745억 달러…전년比 85억↓2017년 830억 달러 최대치 찍은 후 하락세원·달러 환율 영향 커…달러화 가치 떨어져
  • 달러화 투자로 각광받던 외화예금 인기가 점점 시들고 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등락을 거듭한 가운데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리는 기업과 개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744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85억7000만 달러 감소한 것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달러화·엔화·위안화·유로화 등으로 국내 시중은행 및 외국은행에 맡긴 예금을 말한다.

    연간 외화예금 잔액을 보면 2013년 484억 달러에서 2014년 611억 달러까지 증가했다가 2015년~2016년 500억 달러 후반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7년 3월 700억 달러를 돌파하더니 그해 11월 8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기세는 지난해 3월까지 쭉 이어졌다.

    외화예금은 원·달러 환율에 큰 영향을 받는다. 환율이 상승하면 달러화 가치를 하락하는 요인이 되므로 달러화 투자 매력이 없어지게 된다.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 원·달러 환율은 뚝뚝 떨어져 1071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2015년 4월 29일(1068.6원) 이후 최저치였다.

    지난해 4월 2일(1055.5원)에도 최저치를 새로 썼다. 하지만 그해 6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10월 26일(1142.5원)에는 최고치를 찍으며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해왔다.

    외화예금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달러화뿐만 아니라 엔화, 위안화 모두 전년보다 하락곡선을 탔다. 달러화는 2017년 707억9000만 달러에서 2018년 633억 달러로, 같은 기간 엔화는 57억9000만 달러에서 43억5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은행 예·적금 매력이 커진 것도 개인 외화예금의 인기가 줄어든 이유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년 만에 인상하면서 예·적금 금리가 3%대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2017년 11월에도 금리를 인상했지만, 장기간 초저금리 탓에 1%대 후반의 금리는 목돈 마련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했다. 

    실제 지난해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68조4000억원으로 1년 사이 72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난 2010년(95조7000억원) 이후 8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