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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호 규제 샌드박스 허가 사업'에 DTC 유전자검사가 선정됐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이 바이오 규제 완화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뛰어다닌 덕분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회'에서 마크로젠이 신청한 DTC 유전자검사를 허용했다.
규제 샌드박스란 새로운 제품‧서비스에 대해 ‘실증 특례’ 및 ‘임시허가’를 통해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시켜주는 제도다. 어린이들이 모래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노는 것처럼 기업들이 신사업 추진 속도를 앞당기도록 도입됐다.
DTC 유전자검사란 소비자가 민간업체에 직접 의뢰하는(Direct To Consumer) 유전자검사다. 그간 바이오 업계에서는 수차례 DTC 유전자검사 항목 확대를 요구해왔다.
일본과 중국은 별도의 DTC 유전자검사 규제 없이 각각 약 360개, 약 300개 항목에 대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유전자 검사가 가능한 항목이 12개로 제한돼 있어 기술력이 있어도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웠다.
이번에 제1호 규제 샌드박스 허가 사업으로 DTC 유전자 검사가 통과되면서 유전자 검사 항목이 13개 추가돼 25개까지 확대됐다.
이는 최근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 겸 마크로젠 회장이 바이오 규제 완화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뛰어다닌 결과가 빛을 발한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서 회장은 유전체 업계뿐만 아니라 바이오 업계 규제 완화를 위해 한국바이오협회장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달에는 산업부의 수출전략회의에 제약·바이오 업계 대표로서 첫 참석했다. 서 회장은 한국바이오협회장으로서 바이오 업계가 수출 과정에서 겪는 고충에 대해 토로하는 등 업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지난 7일에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에 7인의 혁신벤처인으로 초청됐다. 이날 행사는 60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실제 행사는 25분 초과한 85분간 진행됐다. 그 만큼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 회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제는 속도감 있는 규제 완화를 위해 대통령이 용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발언한 바 있다.
마크로젠은 유전체 업체 분석 서비스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업체다. 마크로젠의 지난해 매출액은 1088억원, 영업이익은 19억원 규모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공격적인 글로벌 투자 감행으로 인해 전년 대비 36.9% 줄었지만, 이번에 규제 샌드박스에 포함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규제 샌드박스 허가 사업에 마크로젠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난 11일 마크로젠의 주가는 전일 대비 7.89%(2500원) 오른 3만 4200원에 마감했다.
서 회장의 최종 목표는 정부는 가이드라인만 정하고 민간이 시장이 개척할 수 있는 네거티브 규제다. 앞으로 서 회장은 유전자 검사항목 확대라는 업계의 숙원을 풀기 위해 더욱 분주한 행보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바이오 분야는 여태까지 우리나 경험해보지 못한 분야이기 때문에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며 "바이오는 더 이상 기술이 아니라 산업"이라고 강조했다.